6ㆍ1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가장 접전을 벌인 곳은 강원 평창군이었다. 불과 24표 차이로 당락이 엇갈렸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동점자가 나온 것이 일곱 차례나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역대급 기록’은 아니지만 후보자의 피를 말린 선거였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도 동점자가 나왔다면? 나이가 많은 사람이 당선된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강원 평창군수 개표결과 더불어민주당 한왕기 후보가 1만2,489표를 얻어 자유한국당 심재국 후보(1만2,465표 득표)를 24표 차이로 눌렀다. 워낙 표 차이가 적어 득표율은 두 후보 모두 50.0%로 기록됐다. 개표가 완료되고 나서야 당선인이 발표될 정도로 막판까지 접전을 벌였다.
목포시장 선거도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막판까지 당락을 장담할 수 없었다. 전날 오후 6시30분 개표 초반만 해도 민주평화당 박홍률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그러나 개표 11시간 만인 14일 오전 5시30분 더불어민주당 김종식 후보가 추월한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김 후보는 5만6,284표(47.8%)를 획득해 박 후보(5만5,992표ㆍ47.5%)를 292표 차이로 따돌렸다. 박 후보 측은 선관위에 재검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군수와 목포시장 선거가 치열하기는 했지만 지방선거 역사에 기록될 정도로 ‘피 튀는’ 접전은 아니었다. 1995년 제1회 지방선거에서 전남 신안군의회 의원에 출마한 고서임, 윤상옥 후보가 379표로 같은 수의 표를 얻는 등 동점 기록이 무려 일곱 번이나 있었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 지역구 국회의원ㆍ지방의원 선거에서 최다 득표자 수가 2명 이상이면 연장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하게 돼 있다. 대통령 선거에서 동점자가 있을 경우 재적의원 과반이 출석한 국회에서 표결로 최종 당선인을 가린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1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된 사례도 열세 번이나 된다. 2010년 제5회 지방선거 강원 고성군수 선거에서는 무소속 황종국 후보가 4,597표를 획득해 무소속 윤승근 후보를 한 표 차이로 제쳤다. 역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최소 득표 수 차이는 두 표였다. 2000년 4ㆍ13 총선 경기 광주지역 국회의원 후보로 나선 한나라당 박혁규 후보는 1만6,675표로 민주당 문학진 후보를 두 표 차이로 힘겹게 이겼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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