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 이디야의 한 지점 점주가 성차별 항의 집회에 참여한 종업원을 부당해고 했다는 논란이 빚어지자 본사가 해당 지점을 제재하고 나섰다. 해고된 종업원에게는 사과하고 재발방지대책도 내놓았다.
14일 이디야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서울 시내 한 지점에서 일하던 종업원 A씨는 회식 자리에서 성차별 항의 집회에 참석했냐고 질문한 점주 B씨에게 “아르바이트 끝나고 집회에 가느라 청소밖에 못했다”고 답했다. B씨는 이에 “그렇다면 이제 출근하지 말고 그 중요한 시위나 가라”는 취지의 말로 맞받아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후 지난달 23일 B씨로부터 “30일까지만 일하라”는 통보를 받았고, B씨는 이에 이 같은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SNS에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이디야 본사는 진상 파악에 나섰다. 이디야 관계자는 “점주 B씨는 원래 근로계약서상 근무 기간이 30일까지라 이같이 말했다고 주장했지만 그렇다 해도 ‘페미니스트이기에 부당해고를 당했다’는 A씨의 주장이 상당 부분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식 자리에서의 성차별 반대 집회 관련 대화와 이후 해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해당 내용에 대해 점주 B씨는 사실을 모두 인정하며 진심 어린 사과를 했고 A씨는 이를 받아 들였다”고 덧붙였다. 또 재발 방지 차원에서 점주 B씨에게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고도 밝혔다.
이디야 본사는 이날 오후 공식 SNS에 글을 올려 “해당 매장에는 부당해고로 인한 브랜드 가치 훼손에 따른 시정요구서가 발송될 예정”이라며 “B씨를 소환해 사회의 다양한 가치관 존중에 대한 교육과 노무 준수사항에 대한 재교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해당 매장에는 다음 분기까지 추가 판촉 지원을 중단하겠다”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당 사례를 공유할 예정이며, 점주 대상 교육 프로그램에 사회의 다양한 가치관 존중에 대한 과정을 신설해 운영하겠다”고 전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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