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산양ㆍ두루미 서식하는 DMZ… 5,929종 야생생물의 보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산양ㆍ두루미 서식하는 DMZ… 5,929종 야생생물의 보고

입력
2018.06.13 17:19
0 0
DMZ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산양. 국립생태원 제공
DMZ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산양. 국립생태원 제공

비무장지대(DMZ) 일대에 산양, 두루미 등 멸종위기종을 포함해 5,929종의 야생생물이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이 2014년 기준 DMZ 지역 야생생물 현황을 조사해 발표한 이후 지난 3년간 1,056종이 새롭게 발견된 것이다. 이로써 70년 가까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으면서 조성된 DMZ가 생태계의 보고(寶庫)임이 재확인됐다. 남북한간 협력사업이 진척되면 DMZ 관련 생태계 연구도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3일 국립생태원이 2014~2017년에 걸쳐 DMZ 일원 3개 권역(동부해안,동부산악,서부평야) 생태계 조사결과와 1974년부터 누적된 조사 자료를 비교해 분석한 결과, DMZ에 멸종위기 야생생물 101종 포함 5,929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01종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전체 267종의 37.8%에 해당하는 것이다. 서형수 국립생태원 생태조사연구실 특정보호지역조사팀 연구원은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두루미와 사향노루, 산양을 비롯해 멸종위기 야생생물에게 DMZ는 사라져서는 안될 중요한 서식처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두대간, 도서 연안지역과 더불어 한반도 3대 핵심 생태축으로 꼽히는 DMZ 지역은 군사분계선을 따라 남북으로 각각 2㎞에 이르는 지역이다.

DMZ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담비. 국립생태원 제공
DMZ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담비. 국립생태원 제공

조사 결과 DMZ에는 곤충류 2,954종, 식물 1,926종,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 417종, 조류 277종, 거미류 138종, 담수어류 136종, 포유류 47종, 양서ㆍ파충류 34종 등 총 5,929종의 야생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은 사향노루, 수달 등 포유류 6종, 검독수리, 노랑부리백로 등 조류 10종을 비롯해 수원청개구리(양서류)와 흰수마자(담수어류) 등 총 18종이었다. 이 가운데 산양과 사향노루는 화천, 양구, 인제, 고성 등 산악지대에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민간인통제선 이북 내의 서식밀도를 분석한 결과 사향노루 24마리, 산양 732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멸종위기 Ⅰ급인 두루미와 Ⅱ급인 재두루미는 DMZ 서부 파주, 연천 및 중부 철원에서 각각 147지점에서 1,060개체, 재두루미는 350지점에서 2,708개체가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은 가는동자꽃 등 식물 17종, 담비ㆍ삵 등 포유류 5종, 검은머리물떼새 등 조류 35종, 구렁이ㆍ금개구리 등 양서ㆍ파충류 5종, 애기뿔소똥구리, 왕은점표범나비 등 육상곤충 5종, 가는돌고기, 가시고기 등 담수어류 11종, 물방개 등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 5종 등 총 83종이 발견됐다.

지난해 6월 민통선 이북지역 연천군에서 발견된 희귀종인 등뿔왕거미. 국립생태원 제공
지난해 6월 민통선 이북지역 연천군에서 발견된 희귀종인 등뿔왕거미. 국립생태원 제공

특히 희귀종인 등뿔왕거미가 2006년 월악산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이후 지난해 6월 민통선이북지역에 속한 연천군 일부 지역에서 처음 발견된 것도 이번 연구의 성과다.

국립생태원은 동부해안, 동부산악, 서부평야, 중부산악, 서부임진강하구 등 DMZ 일원을 5개 권역으로 나눠 매년 1권역씩 조사하고 있다. DMZ 내부는 지난 2008~2009년 처음으로 내부 조사를 진행했지만 이후 남북관계 경색으로 접근이 어려워 무인 카메라를 설치해 조사하고 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새호리기. 국립생태원 제공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새호리기. 국립생태원 제공

국립생태원은 DMZ 일원 생태계조사를 통해 생물종 정보를 구축하고 내년까지 중부산악과 서부임진강하구의 권역 조사가 끝나면 2020년에 DMZ 일원의 생물다양성 지도, 멸종위기 야생생물 서식 분포 지도 등을 제작할 예정이다.

서창완 국립생태원 생태조사연구실장은 “지금까지 한정된 지역의 조사를 통해서도 6,000여종의 생물이 발견됐다”며 “DMZ 내부를 직접 더 조사하면 더 많은 생물이 서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