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한국남자) 다트’ 등 남성혐오 종목이 포함된 체육대회를 열겠다는 트위터 계정이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다음 달 28일 부산에서 열리는 이 운동회에는 약 50여명의 비(非)출산, 비혼, 비연애 등을 실천 중인 급진 페미니스트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트위터 계정 ‘래디컬페미니스트체육대회’는 지난 달 31일 이런 내용의 게시물을 올리고 참가자를 모집 중이다. 게시물에는 “탈코르셋, 탈남돌, 탈오타쿠, 비연애, 비혼, 비출산을 실천 중인 래디컬 페미니스트를 환영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탈코르셋’은 화장 등 사회가 여성에게 강요한다고 여겨지는 것을 거부하는 행위다. ‘탈남돌’은 남성 아이돌 팬이었다가 변심한 사람을 의미한다.
운동회 이름은 ‘제1회 전국 래디컬 페미니스트 체육대회’다. 주최 측이 공개한 시간표에 따르면 종목은 피구, 발야구, 장애물 달리기 등 총 7개다. 논란이 된 종목은 오전 11시 열리는 ‘한남 다트 맞히기’ 경기와 오후 4시40분에 진행되는 ‘XX 터뜨리기’ 경기다. ‘한남’은 ‘한국 남자’를 줄인 말로 남성혐오 진영에서 한국 남성들을 싸잡아 욕할 때 쓰는 말이다. 요즘엔 ‘한남’ 대신 ‘줄쓰큰(줄여 쓰면 큰일 남)’이라 부르기도 한다. “한국 남성들이 ‘한남’이란 줄임 말에 너무 과민 반응을 보인다”며 비꼬는 말이다. 남성의 생식기 부위인 ‘XX 터뜨리기’ 종목도 있다.
운동회에 대한 반응은 비판 일색이다. 한 네티즌은 1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들은) 양성평등이나, 여성인권향상엔 관심 없는 사람들”이라며 “그냥 한국 남자들을 까고 싶은 것”이라고 평가하는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은 “어떻게든 반사회적, 저항적 단체라고 티 내고 싶어서 안달이 난 것 같다”며 “반사회적일수록 더 (자신들이) 강해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한 네티즌은 “모두 성차별 없이 자유로워야 한다는 게 페미니즘의 개념”이라며 “언제부터 페미가 ‘한남’ 운운하면서 공격적으로 나가는 사람이 됐느냐”고 안타까워했다. 다만 트위터 등 일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호의적 반응도 눈에 띄었다. “체육대회에 가고 싶은데, 혼자 가야 해서 망설여진다”는 등의 댓글이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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