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나누지 않았어도 진정한 가족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12일 방송된 JTBC 드라마 '함무라비'에서는 아버지의 재산 상속을 갖고 다투는 '형제의 난' 재판이 다뤄졌다.
이날 재판에 나온 네 남매는 치매에 걸리신 아버지가 유일하게 남겨둔 재산, 시가 50억 원의 땅을 누가 상속받을지를 두고 다퉜다.
네 남매는 서로의 통화를 녹취하며 각자 유리한 부분을 제출하는 치밀함을 보였고, 이를 본 임바른(김명수)은 "형제끼리 통화할 때 항상 녹취를 하나보다"라며 치를 떨었다.
재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임바른과 박차오름(고아라)은 가족에 대해 각자 다른 생각을 나눴다.
임바른은 "어차피 가족은 선택할 수 없다. 아옹다옹 가족 행세하고 있는 게 웃기다"라는 반응을 보였고, 박차오름은 "가족조차 없다면 사람에겐 뭐가 남겠냐"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의미를 강조했다.
임바른은 박차오름의 동네 시장에서 밥을 먹으며 새로운 가족의 모습을 보게 됐다.
박차오름은 시장 이모들을 "내 가족"이라고 소개했다. 한 분은 시장에서 남편에게 장사 밑천을 사기 당해 갈 곳을 잃었고, 한 분은 임신한 상태에서 남편에게 맞아 외할머니가 구해줬다는 사연을 전했다.
그리고 이들은 외할머니와 함께 가족처럼 의지하고 살고 있었다.
박차오름은 "어른이 돼서도 가족을 만들 수 있다. 힘든 일을 같이 견디다 보면 진짜 가족이 되는 거 아니냐"라고 말했다.
같은 피를 나누지 않았어도 진짜 가족이 된 경우는 재판에서도 등장했다.
이날 '형제의 난' 재판에서는 막내가 아버지를 모시고 등장했다.
이날 재판에 나온 형제들은 새로 등장한 막내에 대해 "아버지가 50세에 친자 소송을 했다. 우리 핏줄도 아니다"라며 "그냥 허드렛일 돕는 사람"이라고 무시했다.
휠체어에 탄 아버지를 묵묵히 모시고 있던 막내는 "혹시 너도 상속을 받고 싶냐"는 형제들의 말에, "어떻게 제가 아버지랑 소송을 하겠냐"며 "원하면 호적을 정리해달라"고 눈물을 보였다.
그는 이어 휠체어에 앉은 아버지에게 "아무도 없었던 저에게 밤마다 아이스크림을 사주셨다. 아직도 그 단맛이 생각난다"라며 감사함을 표했다.
그의 고백을 들은 아버지는 "집에 가고 싶다. 무섭다"며 막내를 붙잡았고, 이를 지켜보는 한세상(성동일)과 박차오름, 임바른은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강이향 기자 2hy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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