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막이 초읽기에 들어간 러시아는 설렘으로 가득했다. 자국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몰려든 해외 팬들은 거리에서 응원전을 주도하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2018러시아월드컵을 이틀 앞둔 12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셰레모티예보 국제공항에는 월드컵 방문객을 위한 입국심사대가 별도로 마련됐고 도로에는 월드컵 개최지임을 표시하는 휘장이 바람에 부대꼈다. 러시아 최대 관광명소인 ‘붉은 광장’에는 러시아 국기 색깔로 뒤덮인 응원석과 대형 스크린이 조성됐고 이날을 기점으로 일반인의 출입이 차단됐다. 광장 경비를 담당하는 경찰은 “월드컵 응원 행사 등과 관련해 16일까지 출입 통제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수 많은 인파가 밀집한 광장 주변 거리를 거니는 사람들은 이날 내린 비로 옷차림이 무거웠지만 속속 자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집결한 해외 팬들은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17일 모스크바 루즈니키스타디움에서 독일과 F조 1차전을 벌이는 멕시코 팬들은 벌써부터 국기를 두르고 떼지어 다니며 “멕시코”를 연호했다. 이들은 한국 취재진을 발견하자 “멕시코가 무조건 이길 것”이라고 크게 외치기도 했다. 멕시코 방송사 TV아즈테카에서 파견된 오마르 비야레알 기자는 “한국은 최약체”라며 “확실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스크바 소재 복합 쇼핑센터인 굼 백화점 역시 월드컵을 연상케 하는 장식으로 한껏 치장했다. 아케이드 지붕에는 축구공 모양의 장식이 설치됐고 복도에는 축구공 열매가 달린 나무가 관광객들을 맞았다. 이 곳에 설치된 공식 기념품 상점에서는 영업이 종료된 오후 10시 이후에도 수 많은 팬들이 찾았다가 아쉬움에 발길을 돌렸다.
다만 외국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항, 상점, 택시 등에서 영어가 잘 통하지 않아 우려를 낳았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요청이나 질문을 알아듣지 못하고 러시아어 말만 반복해 결국 소통에 실패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대신 택시 안에는 내비게이션과 미터기 기능을 갖춘 태블릿 컴퓨터가 설치됐고 기사들은 스마트폰 통역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큰 어려움 없이 외국인 손님들을 실어 날랐다.
모스크바(러시아)=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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