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12일 문재인 대통령과 국무위원, 청와대 참모들 사이에는 회담 성공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어제 잠 못 이루는 밤이었다”는 문 대통령의 한마디 말에 북미 회담 성사를 위해 각별히 노력한 그동안의 소회가 담겼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 국무위원들과 대형 스크린 및 TV를 통해 20여분간 싱가포르 회담 생중계 장면을 시청했다. 노타이 차림으로 세종실에 나타난 문 대통령은 “오늘은 차담(茶啖)을 하지 말고 먼저 들어가서 시청합시다”라고 재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 들어서는 장면에서 옅은 미소를 지었고, 두 정상이 악수를 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환하게 웃었다. 조한기 의전비서관이 ‘국무회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눈짓하자 문 대통령은 오른손을 들고 “조금만 더”라고 하는 등 북미 회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국무위원 사이에서 웃음이 번지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생중계를 본 후 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 국민들의 관심이 온통 싱가포르에 가있지 않을까 싶다. 저도 어제 잠 못 이루는 밤이었다”며 “우리에게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남북미 간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주는 성공적인 회담이 되기를 국민들과 함께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청와대 참모와 장관들도 기대와 긴장감을 토로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기도하는 마음”이라며 회담 성공을 기원했다. 임종석 비서실장도 페이스북에 “딸 아이 태어나던 날 분만실 앞에서 서성이던 심정”이라며 “딸이든 아들이든 상관 없다. 건강하게 큰 소리로 울며 세상에 나와다오”라는 글을 올렸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제외한 모든 일정을 비우고 북미 정상회담 추이를 예의주시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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