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투자 지분과 부동산 등으로 백악관 밖에서 올린 연간 수입이 최소 8,200만달러(약 88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사람은 백악관에서 무보수로 일하고 있지만 각각 선임보좌관과 선임고문의 공식 직함을 갖고 있어 이해관계 충돌 우려가 여전히 크다는 지적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백악관은 11일(현지시간) 주요 관리들의 개인 재산 내역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지난해 이방카는 최소 1,200만달러를 벌었다. 수익의 가장 큰 비중은 자신의 이름을 딴 패션 브랜드 ‘이방카 트럼프’에서 나왔다. 이방카는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났지만 트럼프가(家)에서 관리하는 신탁회사에 이 브랜드를 맡겨 5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또 백악관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지분 수익으로 390만달러를 벌었고, ‘트럼프 재단(Trump Organization)’으로부터 200만달러의 퇴직금을 받았다. 이방카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당시 직함 없이 백악관에 사무실을 내 윤리 문제가 제기되자 트럼프 재단에서 손을 떼고 지난해 3월 백악관 무급 선임보좌관의 공식 직함을 받았다.
쿠슈너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사업 부문과 투자 대상을 부랴부랴 처분했지만 쿠슈너일가의 부동산 업체인 ‘쿠슈너 컴퍼니’가 관여한 사업을 통해 총 7,000만달러를 벌었다. 뉴저지와 메릴랜드주 등지의 아파트 수천 채 등 막대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쿠슈너 컴퍼니는 지난해 뉴저지주의 퀘일리지 아파트 단지 인수만으로도 수익 500만달러를 올렸다.
이번 발표는 백악관 관리의 재산 공개를 의무화한 윤리 규정에 따른 것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7월 발표한 재산 공개 자료에서도 두 사람이 합쳐 사업체 수익 1,900만달러와 부동산 및 기타 수익 8,000만달러를 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폭스뉴스 객원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받은 56만9,000달러를 포함해 지난해 220만달러의 재산을 신고했다. 볼턴 보좌관은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IE)에서는 24만달러를, 뉴욕 소재 게이트스톤 인스티튜트에서는 15만5,000달러를 각각 벌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제너럴모터스 임원을 맡았던 기업가 출신의 크리스토퍼 리델 정책조정 담당 부비서실장은 코스코, 월트 디즈니, 윈 리조트, 델타항공, 다우케미컬을 비롯한 수백 개 기업과 연관된 700여건의 주식 매매 계약을 신고했다. 계약의 대부분은 지난해 1월 백악관 전략담당국장으로 임명된 후 1개월여 만인 2월에 이뤄졌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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