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을 약화시켜 강화된 공교육의 힘을 보여드리겠다.”
4년 전 선거 초기 낮은 지지도를 극복하고 서울시교육감 자리를 꿰찼던 조희연 후보가 이번에는 현역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당당히 재선에 성공했다. 지난 선거에서는 세월호 참사로 성난 ‘앵그리맘’들의 표심이 조 후보에게 쏠렸다면, 이번에는 교육 현장 변화와 정책 연속성을 바라는 다수 유권자들의 전반적인 수요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조 후보는 개표 진행 결과 당선이 유력해진 13일 오후 10시30분 서울 서대문구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더 안정적이고 더 혁신적이며 더 미래지향적인 교육을 위해서 노력하라는 당부로 받아들이겠다”며 “지난 4년 간의 혁신교육에 이어 미래교육을 이어감으로써 서울 교육을 한 걸음 더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민주진보 교육감으로서 정체성을 확고히 갖고 있지만, 중도ㆍ합리적 보수의 좋은 정책도 아울러 통합의 교육을 실현하겠다”며 “학생들이 학교 가기를 즐거워하고 하교하는 것을 아쉬워하는 미래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20%포인트 가까운 득표율 차이로 보수 성향의 2위 박선영 후보를 따돌림에 따라 그의 교육개혁 행보에는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가 지난 임기 동안 꾸준히 밀어붙여온 고교 체계 변화가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분석된다. 조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도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외고)의 일반고 전환을 주요 공약으로 앞세우면서 “우선 자사고 학생 선발방식부터 추첨제로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조 후보의 구상대로 자사고 완전추첨제가 도입되면 전국 어느 지역보다 서울의 고교 체질 변화가 급격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지난 4년 간 꾸준히 증가해 올해 189개교인 혁신학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선거 운동 당시 상대 후보들은 “혁신학교 학생들은 기초학력이 떨어진다”며 혁신학교 확대론을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는데, 조 후보는 “혁신학교 양적 성장과 더불어 질적 심화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확대 의지를 재차 강조해왔다. 이 밖에도 ▦공립유치원 신ㆍ증설 ▦초등학교 원어민 영어강사 배치 확대 등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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