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오전 9시(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세기의 회담’을 시작했다. 북미 정상이 마주 앉은 것은 1948년 분단 이후 70년 만에 처음으로, 불신과 대립으로 점철된 양국 관계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국은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이나 공동보도문 형태의 합의문을 발표할 계획이어서 핵심 쟁점인 비핵화와 대북체제보장에 대해 어느 정도 수준의 합의가 담길지 주목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13분, 김 위원장은 오전 8시30분 각각 회담장에 도착했다. 오전 9시를 조금 넘겨 회담장 입구에 모습을 드러낸 두 정상은 성조기와 인공기를 배경으로 미소를 띤 채 약 10초간 ‘세기의 악수’를 했다. 이어 두 정상은 담소를 나누며 회담장에 입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전 모두발언에서 “오늘 회담이 엄청나게 성공할 것”이라며 “만나게 돼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오늘) 굉장히 좋은 대화를 진행할 것이고, 좋은 결과를 맺을 것이라고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여기까지 오는 길이 쉬운 길이 아니었다”며 “우리에게는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었고,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눈과 귀를 가렸다”고 말을 받았다. 아울러 “우린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에 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이다. 대단히 감사하다”며 김 위원장에게 악수를 건넨 뒤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기도 했다.
곧이어 두 정상은 오전 9시10분부터 배석자 없이 통역만 대동하고 단독 회담을 시작했다. 두 정상은 45분가량 단독회담을 가진 뒤 오전 10시부터 11시30분까지 확대정상회담을 진행한다. 확대회담이 끝난 뒤에는 업무 오찬이 이어질 예정이다.
확대정상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한다. 북한 측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인 김영철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북한 외교 전반을 총괄하는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또는 리용호 외무상이 배석할 것으로 보인다. 업무 오찬에는 북미 사전 실무협상을 주도한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 매슈 포틴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참석한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정상회담 일정을 모두 마친 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4시(한국시간 오후 5시) 기자회견을 하고 6시30분 카펠라 호텔을 출발, 오후 7시쯤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에서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기자회견이 트럼프 대통령 단독 회견인지, 북미 정상의 합의문 공동발표 형식이 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백악관 측은 공동발표의 형식은 회담 결과에 달렸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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