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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김정은, 한반도 평화 위한 담대한 결단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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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김정은, 한반도 평화 위한 담대한 결단 기대한다

입력
2018.06.11 19:0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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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 오늘 비핵화ㆍ체제보장 담판

CVID 명문화, 종전선언 논의결과 주목

‘싱가포르선언’으로 평화 이정표 세우길

12일 오전 9시(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북한 비핵화지만 논의 결과에 따라서는 북미의 70년 적대관계를 해소하는 세기적 담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양 정상이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을 맞바꾸는 빅딜을 이룬다면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와 평화체제 구축의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 북미 최고지도자가 사상 처음 마주 앉는 자리에 한반도의 운명이 걸린 셈이다.

회담 이틀 전 일찌감치 싱가포르에 도착한 두 정상은 회담 전날까지 협상 전략을 짜는데 몰두했다. 판문점에서 6차례나 만나 정상회담 의제와 합의문을 조율했던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싱가포르에서 다시 만나 막바지 실무협상을 진행했다. 실무협상을 통해 합의문을 미리 마련하고 정상은 회담장에서 의례적으로 서명만 하는 외교관례와 다른 양상이다. 두 정상이 직접 만나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는 과정에서 최종 담판을 도출하는 식의 회담이 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회담 결과를 예단키는 어렵지만 전망이 나쁘지는 않다. 싱가포르에 도착하면서 회담 전망에 대해 “베리 굿”이라고 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회담에서도 “내일 흥미로운 회담을 한다. 일은 잘 풀릴 것”이라고 낙관적 전망을 이어 갔다. 조선중앙통신이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 방문 소식을 상세히 전하면서 ‘달라진 시대적 요구에 맞게 새로운 조미(북미) 관계 수립’이라는 회담 의제를 강조한 점도 고무적이다.

관심은 정상회담의 성과물이라 할 수 있는 공동선언에 쏠리고 있다. 핵심 관건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의 명문화 여부와 북한이 어떤 초기 이행조치로 비핵화에 대한 의지와 진정성을 나타내느냐 하는 부분이다. 미국은 CVID 원칙을 고수하면서 북미수교를 포함한 국교정상화 등 체제보장 및 경제지원 방안을 제시해 놓고 있다. 북미 적대관계 청산 방안으로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논의가 어떻게 가닥을 잡을지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후속 회담 가능성을 여러 차례 언급했던 사실을 감안하면, 이번 회담에서는 비핵화와 체제보장의 원칙과 방향의 큰 틀만 합의하고 나머지는 향후 회담으로 미룰 공산도 없지 않아 보인다.

북미 정상회담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결단만 남았다. 물론 양 정상이 적대관계 해소에 합의해도 완전한 비핵화와 관계 정상화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북미의 뿌리깊은 적대관계를 감안하면 두 정상이 한 테이블에 앉는 것 자체로 의미가 크다. 과감한 결정으로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것처럼 북미 두 정상이 또 한번의 통 크고 담대한 결단으로 한반도에 평화의 이정표를 세우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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