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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매체 “김정은 싱가포르 방문” 이례적 신속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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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매체 “김정은 싱가포르 방문” 이례적 신속 보도

입력
2018.06.11 15:3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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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체류 일정ㆍ동선 대대적 보도

‘중국 전용기’ 이용도 그대로 공개

내부권력 확실한 장악 과시 의도

“회담 성과에 대한 자신감” 해석도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중국 전용기로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악수하는 김 위원장 모습. 평양=조선중앙통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중국 전용기로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악수하는 김 위원장 모습. 평양=조선중앙통신

북한 대내외 매체들이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로 향했다는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국외에 체류 중인 상황에서 보도를 한 것은 이례적으로 확실하게 내부 권력을 장악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과 함께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조미 수뇌상봉(북미 정상회담)과 회담이 개최되는 싱가포르를 방문하기 위해 10일 오전 중국 전용기로 평양을 출발했다”며 “최고령도자 동지(김정은)와 도널드 트럼프 미 합중국 대통령 사이의 역사적인 첫 상봉과 회담이 12일 오전 싱가포르에서 진행된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세인트 리지스 호텔에 머물고 있다고도 명시했다. 북한 대내용 매체인 노동신문도 같은 내용의 기사와 함께 김 위원장이 출국하는 모습 등이 담긴 사진을 1~2면에 걸쳐 실었다.

북한 매체는 신변 안전 등을 이유로 일정, 김 위원장의 동선을 사전에 알리지 않고 행사가 끝난 다음에 보도하는 특성이 있는 만큼, 해외 체류 중인 상황에서의 보도는 매우 이례적이다. 북한이 초강대국인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 있다는 점은 물론,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 상대임을 북한 내부에 과시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다음날 성과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라거나, 북한을 비운 상황에서도 소요 등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걸 외부에 과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김 위원장이 중국 고위급 전용기 이용 사실을 솔직하게 공개한 것도 눈에 띄었다.

매체들은 이날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으로 구성된 수행단도 공식 확인했다. 평양에서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이 환송했다. 최근 총참모장 경질설이 제기된 리명수 북한군 차수도 환송장에 모습을 드러내 여전히 건재함을 증명했다.

김 위원장이 전날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를 만난 사실도 보도됐다. 김 위원장은 회담에서 “모든 조건과 온갖 편의를 제공해준 싱가포르 정부의 성의 있는 협조에 깊은 사의”를 표했고, 리 총리는 “역사적인 회담이 조선반도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싱가포르=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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