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11일 금융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는 아르헨티나 등 4개 신흥국과 이탈리아 등 남유럽 4개국에 대한 국내 금융사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집계했다. 1분기 말 현재 대외 익스포저 총액 2,335억8,000만달러 중 4개 신흥국엔 132억달러(5.6%), 남유럽 4국엔 23억1,000만달러(1%)로 매우 적어 현지 위기 여파가 국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위기는 보통 하나의 ‘약한 고리’가 단숨에 전체 판을 뒤집는 식으로 증폭된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시장에선 신흥국 및 남유럽 금융위기를 증폭시킬 또 하나의 악재로 ‘긴축발작’을 우려하고 있다. 긴축발작은 선진국의 양적완화 축소정책이 신흥국 등의 통화가치와 증시 급락을 불러오는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12~13일(현지시간) 미연방준비제도(Fed)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대로 미국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되고, 14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가 양적완화 중단을 시사할 경우, 글로벌 긴축발작 우려가 증폭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특히 미국이 이번 주 0.25%P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 이미 역전된 한미 금리격차는 0.5%P까지 확대된다. 그 경우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았던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 현상이 신흥국 불안에 따른 전반적 안전자산 선호심리와 맞물려 급속히 증폭될 수 있다. 북미 정상회담 등 지정학적 위험 완화로 국내 증시 및 원화 환율은 일단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위기 요인이 순식간에 증폭돼 닥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대비에 만전을 기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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