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내외 매체들은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로 향했다는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조미 수뇌상봉(북미 정상회담)과 회담이 개최되는 싱가포르를 방문하기 위해 10일 오전 중국 전용기로 평양을 출발했다”며 “최고령도자 동지(김정은)와 도널드 트럼프 미 합중국 대통령 사이의 역사적인 첫 상봉과 회담이 12일 오전 싱가포르에서 진행된다”고 전했다.
이어 “전세계의 비상한 관심과 기대 속에 역사상 처음으로 진행되는 조미 수뇌회담에서는 달라진 시대적 요구에 맞게 새로운 조미관계를 수립하고 조선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문제,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문제들을 비롯하여 공동의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한 폭넓고 심도 있는 의견이 교환될 것이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 같은 내용을 ▦평양 출발 ▦창이 국제공항 도착 ▦리센룽 총리 면담 등 3개의 기사로 나눠 전송했고, 신문은 1~2면에 걸쳐 관련 사진과 함께 실었다.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중국 전용기를 이용했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전날 평양 순안공항에서는 일류신(IL)-76 수송기와 함께 김 위원장 전용기인 ‘참매 1호’와 중국 최고위급 전용기로 사용되는 보잉 747기가 각각 시차를 두고 싱가포르로 향해, 김 위원장이 어떤 비행기를 탑승했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수행단도 공식 확인됐다.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행에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이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 부국장,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등이 싱가포르에서 모습을 드러냈지만 보도되지는 않았다.
매체들은 또 평양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당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리명수 전 총참모장,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리영길 총참모장 등이 환송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 및 정부지도 간부들은 조미 수뇌상봉과 회담에서 훌륭한 성과를 거두고 돌아오시기를 축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 도착했을 때 비비안 발라크리슈난 싱가포르 외무장관이 마중을 나왔으며, 리 총리와의 회담에는 김영철 부위원장, 리수용 부위원장,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배석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리 총리와의 면담에서 “모든 조건과 온갖 편의를 제공해준 싱가포르 정부의 성의 있는 협조에 깊은 사의”를 표했으며, 리 총리는 “자국을 회담 장소로 선정해준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역사적인 회담이 조선반도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기사에는 김 위원장 숙소가 세인트 리지스 호텔이라는 점도 명시됐다.
김 위원장은 전날 오후 2시 36분쯤(현지시간)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에 도착해 리센룽 총리와의 회담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했다.
싱가포르=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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