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 개발 등 이슈 외에도
교육 육아 환경 등 고른 관심사
인천은 소방서가 키워드로 꼽혀
영남 유권자들은 미세먼지 걱정
충청은 농업용수ㆍ농협 비중 커
제주는 제2공항ㆍ관광산업 쏠림
중앙선관위가 6ㆍ13지방선거를 정책선거로 이끌기 위해 제공하는 ‘우리동네 공약지도’를 권역별로 분석한 결과 언론 등에서 주목하는 이슈와 실제 유권자들의 관심사항은 차이를 보였다. 서울은 부동산 등 개발사업이 주요 이슈로 다뤄졌지만 정작 시민들의 관심은 교육, 환경, 건강 등이었고, 영남권 유권자들은 상대적으로 미세먼지, 충청권은 도ㆍ농복합도시의 성격이 두드려졌다.
수도권 유권자, 교육ㆍ보육ㆍ주거 문제가 우선
서울의 경우 ‘서울역’이 최대 이슈 키워드였다.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추진한 서울역 고가도로를 공원으로 재생하는 ‘서울로 7017 프로젝트’를 둘러싸고 크고 작은 논란이 계속됐던 만큼 이번 선거에서도 어떤 식으로든 표심에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서울광장 ▦아파트 ▦도심 ▦지하철 등 상위 5개 키워드 모두가 사실상 개발사업과 떼 놓을 수 없는 이슈들이었다. 아파트 가격 폭등으로 서민들의 주거불안이 심화되는 가운데 재건축ㆍ재개발 등 부동산 투자와 관련해 좀처럼 식지 않는 열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유권자들은 가장 필요로 하는 공약의 키워드로 ▦아이 ▦교육 ▦환경 ▦노인 ▦건강 등을 꼽아 큰 차이를 보였다. 서울 유권자들은 희망 공약으로 공동 육아방 개설 및 운영, 노인과 임신부를 위한 무료택시 정책 등을 제안했다.
경기는 ‘학교’와 관련한 문제에 가장 관심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교육(5위), 청소년(8위), 학생(9위) 등 상위 10개 키워드 중 4개가 학교를 둘러싼 이슈일 정도로 교육 문제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조류인플루엔자 ▦아파트 ▦메르스 등의 키워드도 상위권에 들었다. 희망공약 주요 키워드도 학교와 교육, 학생, 청소년 등이 꼽혔다. 여성 청소년에게만 무료로 실시되고 있는 자궁경부암 예방접종(HPV) 백신 접종을 청소년 누구나 무료 접종이 가능토록 조례를 제정해야 한다는 희망공약이 제안되기도 했다.
인천은 안전 관련이 현안이었다. 핵심키워드 10위권 안에 안전(4위) 보건소(7위) 경찰(9위) 해경(10위) 등이 포함됐다.
미세먼지 이슈에 유독 민감한 영남 유권자들
경남은 농협이 핵심 키워드로 꼽혔다.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돼 농업 종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진주를 비롯한 서부경남 권역 이슈에 관심이 집중된 때문으로 보인다. 전임 경남지사였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무상급식 폐지 정책을 밀어붙인 탓에 무상급식도 5위에 올랐다. 하지만 희망공약 핵심 키워드로는 아이, 미세먼지, 공기청정기 등이 꼽혀 차이를 보였다. 박물관ㆍ과학관ㆍ미술관 등 실내 문화공간 확충, 주차공간 확보 의무화 등이 제안됐다.
경북은 교육에 대한 관심이 가장 컸지만, 사드와 지진 등 현안 문제가 여전히 여론을 지배하고 있었다. 아이, 미세먼지, 공기청정기 등이 우리동네 희망공약 핵심 키워드로 오른 게 눈길을 끈다.
대구 유권자들도 희망공약 키워드로 미세먼지를 가장 많이 꼽았다. 교육 열기가 높은 지역 특성을 반영하듯 모든 도서관에 어린이 영화관 조성이 제안됐다. 대구는 신공항 이슈에 대한 관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임대윤 민주당 후보가 민간 공항은 잔류시켜 국제공항으로 개발하는 공약을 낸 가운데 권영진 자유한국당 후보는 군ㆍ민 간 공항 통합 이전 약속 이행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부산도 신공항 문제가 핫이슈다. ▦일자리 ▦기업 ▦중소기업 등도 상위권에 오르는 등 경제문제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오거돈 민주당 후보가 가덕도 신공항 사업 재추진, 서병수 자유한국당 후보가 김해 신공항 추진을 고수하고 있다.
울산은 현대차, 노조, 현대, 중소기업 등의 키워드가 10위권 안에 들었다. 유권자 희망공약도 일자리, 노동자, 맞벌이 등이 주로 언급됐다.
충청, 가뭄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등 농업 이슈 비중 커
충남은 보건소, 농협 등 농촌과 관련한 이슈에 관심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뭄이란 키워드가 중요한 이슈를 차지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희망공약으로 다문화 지역안동센터 건립이 제안됐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손이 부족한 농촌에 모이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충북은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등이 핵심 이슈였다. 청주 오송읍에 질병관리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 옮겨 가면서 바이오 산업에 대한 관심도 컸다. 제천화재 참사 탓에 소방서가 이슈 키워드 3위에 오르기도 했다. 대전은 시내버스, 트랩, 도시철도 등 교통 키워드의 비중이 컸다.
강원은 평창올림픽과 북한이 핵심 키워드로 꼽히는 등 ‘한반도의 봄’의 영향이 컸다. 반면 유권자 관심은 안전, 환경, 경제 등으로 다양했다. 반려동물 놀이터를 조성해 관광객 편의를 증진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오기도 했다.
호남 이슈 키워드는 ‘혁신도시’... 지역 경제에 대한 관심
광주는 일자리, 자동차, 혁신도시 등이 이슈 키워드 상위권에 올랐다. 기아차 완성차 공장 등 지역산업 및 일자리 문제에 대한 관심이 큰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가전라인의 해외이전 등으로 지역 경제 침체 우려가 컸던 탓이다. 혁신도시는 전남과 전북에서도 핵심 키워드로 꼽혔다.
제주는 제주 제2공항 문제에 대한 관심이 컸다. 관광객, 중국, 메르스 등 관광산업 관련 이슈도 상위권에 올랐다. 유권자 희망공약은 전기차 인프라 구축에 대한 관심이 유독 컸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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