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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건조하지만 잘 만들어진 존재, 폭스바겐 티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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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건조하지만 잘 만들어진 존재, 폭스바겐 티구안

입력
2018.06.0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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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의 끝자락, 폭스바겐의 새로운 티구안을 만났다.
2018년 5월의 끝자락, 폭스바겐의 새로운 티구안을 만났다.

지난해 겨울, 독일 현지에서 2세대 티구안을 먼저 경험하며 티구안의 경쟁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고, 국내 시장에서의 활약을 어느 정도 짐작, 추측할 수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2018년 5월의 막바지, 대한민국에 출시된 ‘대한민국 사양’의 폭스바겐 티구안을 경험하게 되었다. 출력도 달라지고 패키징도 소폭 달라진 대한민국 사양의 티구안은 과연 어떤 매력과 어떤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게다가 독일에서도 경험하지 못했던 150마력의 티구안은 어떤 모습일지 또 궁금했다.

컴팩트 SUV의 대표 주자, 티구안

2007년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폭스바겐의 컴팩트 SUV, 티구안은 데뷔와 함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골프를 기반으로 개발된 탄탄한 기본기와 시대가 요구하는 컴팩트 크로스오버라는 장르를 명확히 겨냥했던 만큼 당연한 결과라 생각되었다. 게다가 추후 디젤게이트로 곤란해졌지만 당시에는 전세계 적으로 인정 받은 폭스바겐 파워트레인이니 당연해 보였다. 그리고 이러한 바통을 바로 신형 티구안이 이어 받게 된 것이다.

기능적으로 구성된 티구안

2세대를 맞이한 티구안은 먼저 체격을 키웠다. 시대의 흐름을 따른 것이다. 4,485mm까지 늘어난 전장을 시작으로 1,840mm의 전폭과 1,665mm의 전고를 갖췄다. 전장이 많이 늘어나긴 했지만 차량 전체적으로는 이전 세대와 비교한다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2,604mm의 휠베이스가 2,680mm까지 늘어나 실내 패키징의 개선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티구안의 디자인은 말 그대로 기능적인 계승과 발전의 결과물이다. 기존의 티구안 대비 한층 깔끔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자랑하고 있는데 이는 단순히 티구안으로서의 매력을 강화하기 보다는 7세대 골프를 기점으로 구현되고 아테온과 신형 투아렉으로 이어지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변화를 그대로 이어간다.

직선이 중심을 잡은 프론트 그릴과 LED 헤드라이트를 조합하여 더욱 간결하고 담백한 느낌을 제시한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감성적인 변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실제 차량 전반의 디자인 변화를 통해 공기저항 계수를 0.31cd까지 끌어 내리는 감성선 이상의 이성적인 계산으로 이어졌다.

측면과 후면은 기존 모델 대비 확실한 직선 중심의 디자인이 돋보인다. 새로운 디자인 트렌드를 기반으로 구현된 깔끔한 디자인은 이전의 티구안 대비 확실히 명료하고 남성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여기에 후면 디자인은 깔끔하게 구현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더해 또렷한 존재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컴팩트 SUV의 감성을 완성한다.

7세대 골프의 흔적이 남은 공간

독일에서도 그랬지만 이번 시승에서도 역시 실내 공간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아테온 등으로 대표되는 최신의 폭스바겐 실내 디자인과 거리가 먼 티구안의 실내 공간은 사실 7세대 골프의 실내 공간을 SUV로 계승한 결과물이다. 아무래도 이러한 감상은 티구안 자체가 이미 2년 전에 글로벌 시장에 데뷔한 차량이라 그럴 것이다.

어쨌든 폭스바겐 고유의 감성이 느껴지는 센터페시아를 시작으로 간결하게 마련된 컨트롤 패널, 그리고 골프에서 가져온 것이 확실한 스티어링 휠과 담백하게 마련된 계기판까지 무엇 하나 ‘폭스바겐의 틀’을 벗어 나지 않는다.

센터페시아의 다양한 기능들은 대부분 완벽한 번역을 통해 사용성을 보장하며 깔끔한 해상도와 표현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패널의 조작 자체가 일반적인 터치 인터페이스 및 다이얼 등을 활용하는 방식이라 폭스바겐이 낯선 운전자라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트가 아주 고급스럽거나 세련된 느낌은 아니지만 다양한 운전자의 체형을 고려하여 제작되었다. 넉넉한 크기의 시트와 헤드 룸 그리고 레그 룸을 느낄 수 있다. 전체적인 쿠션감이 얇고 다소 고급스러운 감성이 떨어지는 모습이지만 시트와 공간 자체의 만족감은 우수하다.

2열 공간 역시 하지만 시트의 형태도 좋은 편이고 넉넉하지는 않지만 성인 남성이 앉아 장거리 주행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데, 특히 2열 시트의 슬라이딩 기능을 통해서 더욱 다양한 공간 활용이 가능해졌다. 게다가 차량의 형태가 직선이 강조되는 디자인이 되면서 더 넓은 헤드룸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전체적인 패키징을 손질하면서 완성도를 끌어 올린 덕에 티구안의 적재 공간은 615L의 기본적인 공간은 물론이고 전체적으로도 깔끔하고 세련된 감성을 자랑한다. 게다가 상황에 따라 2열 시트 등을 손쉽게 폴딩하여 최대 1,655L까지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균형 잡힌 TDI 디젤 엔진과 7단 DSG

폭스바겐 티구안의 보닛 아래에는 폭스바겐 브랜드가 디젤게이트 이전은 물론이고 이후에도 여전히 애용하고 있는 2.0L TDI 엔진이 자리한다. 최고 출력 150마력과 34.7kg.m의 토크를 갖춘 이 엔진은 7단 DSG를 통해 전륜으로 출력을 전달한다. 참고로 이러한 조합을 통해 14.5km/L 복합 연비를 갖췄으며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13.1km/L와 16.7km/L에 이른다.

감성을 덜고 경쟁력을 더한 SUV

본격적으로 ‘대한민국 사양’의 티구안을 경험하기 위해 티구안에 다가갔다. 외형을 충분히 살핀 후 티구안 시트에 몸을 맡겼다. 탑승 직후 체감적인 만족감이 좋아 보였다. 다만 2년 전 감성이 그대로 남은 실내 공간으로 인해 ‘신차의 감각’이 크지 않은 것이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티구안을 깨웠다. 시동과 함께 디젤 엔진 고유의 존재감이 전해진다. 다만 여느 디젤 SUV에 비해 훨씬 조용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스티어링 휠과 시트 등을 통해 자잘한 진동이 계속 이어진다. 그리고 끝으로 우수한 개방감과 넓은 시야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기어 레버를 옮기고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단도직입적으로 150마력과 34.7kg.m의 토크를 내는 2.0L TDI 엔진의 감흥은 크지 않다. 토크를 기반으로 하는 가속이 분명 의미는 있지만 그 쾌감이 뛰어나거나 견실하게 힘을 더하는 모습이라기 보다는 '평범함'으로 느껴졌다. 게다가 디젤게이트 이후로 40km/h 이하의 속도에서 둔탁하고 힘이 없는 모습이 있어 아쉬움을 느끼게 했다.

두 요소를 제외한다면 일반적인 달리기 관련 성능에는 두드러지는 단점은 없는 편이다. 전반적으로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가속하고 추월 가속을 선보인다. 덕분에 일반적인 도로는 물론이고 고속도로에서도 크게 단점이 부각되지 않아 대중들에게 사랑 받거나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7단 DSG는 기본적으로 DSG 고유의 강점이라 할 수 있는 변속 속도나 변속 충격의 최소화 부분에서는 만족스러운 모습이다. 때떄로 변속 속도가 조금 뒤쳐지는 순간이 있긴 하지만 일상에서 사용하기엔 특별한 문제가 있지 않았다. 스티어링 휠 뒤쪽에 패들쉬프트를 마련한 것이 보이는데 그 크기가 조금 더 컸으면 만족감이 더 좋았을 것 같아 보였다.

차량의 움직임은 기본적으로 다루기 편한 모습이다. 실제 스티어링휠의 반응이나 그 무게감도 상당히 경쾌하고 생기가 넘친다. 과거의 티구안 대비 차량의 체격이 더욱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스티어링 휠이 가벼운 반응을 보여주기 때문에 ‘어떤 운전자라도 손쉽게 다룰 수 있는 매력이 있다.

게다가 시승 차량은 전륜구동 사양으로 차량의 무게도 가벼워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더 높게 느껴졌다. 한편 차량의 움직임은 차량의 성향을 고려한 덕에 과감한 오버스티어가 아닌 언더스티어 성향을 강하게 드러냈다. 덕분에 차량을 다루는 데 있어서 전반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차량의 기본적인 움직임, 그리고 오프로드에서의 움직임은 차량의 정체성이 오프로드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도심과 아스팔트 위를 기본으로 상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신 지상고가 높은 외형적인 특성으로 인해 험로에 대한 기본적인 대응 능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어 4Motion 사양의 오너라면 더욱 적극적인 오프로드 주행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시승을 하면서 자유로 50km 주행을 통해 티구안의 효율성을 확인해보았다. 자유로 위에서 총 50km의 거리를 35분 동안 달린 결과 공인 연비를 크게 앞지르는 리터 당 24km라는 뺴어난 연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수치는 단순히 수치 자체로도 뛰어난 결과겠지만 공인 연비, 특히 리터 당 16.7km/L 고속 연비와 비교한다면 더욱 돋보이는 수치라 제법 의미가 크게 느겨졌다.

좋은점: 전반적으로 개선된 차량의 경쟁력

아쉬운점: 폭스바겐에 대한 국내의 여론

티구안, 원래의 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티구안은 매력적인 차량이다. 잘 만들어졌고, 또 기능적인 부분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 다만 과거의 티구안이 선보였던 압도적인 존재감을 국내 현 상황에서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하지만 확실한 건 좋은 차량이라는 것은 분명하다는 점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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