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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지지율 높고 회담 겹쳐
조기축구 게임에 비유 되면서
“비핵화 선거” 우스갯소리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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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이후 참여 높아졌지만
‘뽑을 사람 없어…’ 기권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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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전지역 분류 자체만으로
사상 초유의 사태 맞은 대구
오차범위 내 여야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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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ㆍ평화ㆍ정의당 패색 짙어
어렵사리 조성된 다당제인데
선거판에서 전혀 맥 못춰 답답
다음주 대한민국의 지방권력이 재편된다. 6·13 지방선거가 4일밖에 안 남았다. 공교롭게도 투표 하루 전날 한반도 운명이 걸린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외교안보 뉴스가 홍수를 이룰 당일, 내가 사는 동네를 향후 4년간 책임질 지역 일꾼들이 정해지는 선거가 실시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높은 지지율과 맞물려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적 성격은 상대적으로 축소된 분위기다. 유권자들은 트럼프_김정은 간 ‘세기의 담판’에 시선을 빼앗기고 있다. 지방선거 판세를 짚어보기 위해 본보 국회팀이 카톡방에 모였다.
광화문 불나방(불나방)=지방선거 최대 이슈는 무엇인가요. 정부 출범 1년이 막 지난 시점이라, 정권심판론이나 견제론이 작동하기엔 이른가요.
올해도 가을야구(가야)=야당의 절실한 심정이야 모르는 바 아니지만 대통령 지지율 80%에 육박하는 정권을 심판하거나 견제할 수 있을까요. 북미 정상회담이 모든 이슈를 집어 삼키면서 눈과 귀가 모두 싱가포르로 쏠린 터라 4년 만에 4,028명의 지역일꾼을 새로 선출하는 지방선거는 철부지 투정으로 비치는 형편입니다. 깜깜이 선거가 맞죠. 17개 광역지자체에서 야당이 전무후무하게 전패 기록을 세울지, 아니면 고작 2석 정도 얻는 데 그칠지 잘 모르니까요. 메시가 조기축구회에 나가 게임을 뛰는 것에 비유될 정도로 운동장이 기울어져 있는 상황이죠.
여당탐구생활(탐구생활)=지방선거에 지방이 없다, 비핵화 선거다, 이런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이유죠.
불나방=여론조사에서 지방선거는 물론 국회의원 재ㆍ보궐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데.
여의도 구공탄(구공탄)=현장에서 올라오는 체감 민심은 여론조사 결과와 차이가 크다는 게 자유한국당 측 반응이에요. 그래서 내부적으로 꾸준히 보정 작업을 거쳐 여론조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 관계자는 지금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후보들에 10~15% 더 주면 그게 민심일 것이라고 얘기하죠.
불나방=가장 주목하는 대결은 어느 지역인가요.
가야=대구입니다. TK(대구ㆍ경북)의 아성인 대구가 접전지역으로 분류된 것 자체가 충격적이죠. 아마도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일 겁니다. PK(부산ㆍ경남)야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도 나왔으니 그러려니 하지만, 대구는 전혀 상황이 다르죠. 올해 초인가요.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대구에서 지면 직을 걸겠다”고 공언했는데, 여기서도 무참히 깨진다면 한국당은 처참한 패배를 넘어 잿더미가 될 겁니다. 물론 그 속에서 새로운 희망의 새싹이 돋아나겠지만.
탐구생활=민주당에서 PK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정작 일은 대구에서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어요. 시장선거에선 오차범위 내 초접전을 벌이고 있고 기초 단체장 선거에서도 다수의 후보를 내고 선전하고 있죠. 이 사실 자체가 고무적인 일이라 당 안팎에선 ‘가보지 않는 길’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불나방=보수 야권이 난립하기는 최근의 선거 역사에 없던 일인데 후보단일화 전망은 어떤가요.
구공탄=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 후보나 3위 공포가 엄습하고 있어요. 단일화를 해서 1위가 가능하다면 분위기가 뜨겠지만, 여론조사 결과 1+1=2가 아닌 1.1 정도 수준이라면 단일화를 하고 싶은 주체들도 그다지 신바람이 나지 않죠.
불나방=재보선 흥행지는 어디인가요. 노원병에 나온 안철수키즈 출신 강연재 후보, 손학규 등판론으로 내부에서 힘을 다 뺀 송파을 박종진 후보인가요.
호밀밭의 세탁기(세탁기)=바른미래당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은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송파을에 나가지 않겠다’고 말한 다음 날 출마선언을 했고 그 다음 날 다시 번복했죠. 산전수전 다 겪은 정치인의 모습에서 ‘정치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잠시나마 해 볼 수 있었죠.
불나방=원희룡 제주지사 후보 등 폭행사건도 눈에 띄었는데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칠까요.
가야=마치 수도승마냥 모든 것에 초연한 듯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폭행범을 향해 손끝 하나 움직이지 않고 담담히 받아들인 원 후보의 동영상이 인상적입니다. 이후 민주당 후보와의 격차를 벌린 걸 보면 만약 재선에 성공할 경우 당시 사건이 일등공신이 될 것 같아요. 8전 9기에 도전한 송철호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는 불굴의 한국인을 대표하는 것 같고, 칠순이 넘은 고령임에도 ‘젊은 충남’을 기치로 10번째 선출직 후보에 나선 이인제 한국당 충남지사 후보는 그야말로 불사조입니다.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는 선거 포스터의 까칠한 표정처럼 앞으로 두고두고 잔잔한 화제를 불러올 것 같네요.
불나방=투표 당일 상황을 예상해 보죠. 북미 정상회담의 성패에 따라 어떤 풍경이 떠오르나요.
세탁기=‘내 한 표로 여권 완승에 정점을 찍느냐’ ‘내 한 표로 무너져 가는 보수를 지켜 내느냐’를 자극해 내는 쪽이 선거에서 유리할 것으로 봅니다.
당나귀=당일자 조간 신문 1면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악수하는 사진이 실릴 텐데, 정치적 유불리는 분명해 보입니다. 투표율이 관건일 텐데, 전망이 엇갈려요. 다만 선관위 유권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앞선 지방선거보다 투표율이 다소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선거에서 2030 세대의 투표 참여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점도 포인트지요.
광화문 찍고 여의도=지난해 촛불혁명 이후 선거일에는 투표하는 게 당연하다고 보는 젊은층이 과거보다는 확실히 많아졌는데, 이번 선거는 ‘뽑을 사람이 없다’며 투표장에 가지 않겠다는 사람이 꽤 많아요.
가야=12일에 이어 13일에도 온통 관심은 싱가포르로 쏠릴 겁니다. 그야말로 평생 한번 볼까 말까 한 ‘세기의 회담’인데, 그에 비하면 동네 목민관을 뽑는 지방선거는 성에 차지 않죠. 프로야구 한국시리즈가 열리는데 리틀야구장을 찾아 응원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더구나 날도 더워서 아예 TV 앞에 진치고 있거나 시원한 곳을 찾아 놀러 나갈 가능성이 많죠. 때문에 방송사가 선거결과 방송은 자막으로 처리할 거라는 얘기도 돕니다.
불나방=각 당은 승패기준을 어떻게 보나요.
가야=대구 경북 부산 울산 경남의 5곳이 압승이나 참패냐를 결정하는 기준이 될 겁니다. 여기서 3곳 이상 석권하면 민주당 승리, 반대로 한국당이 3곳 이상 건지면 그나마 면피하는 수준이 되겠죠. 극단적인 경우 민주당이 17개 광역단체장 중 제주를 제외한 16곳을 차지할 수도 있고, 아니면 한국당이 뒷심을 발휘해 영남을 포함 5~6곳 정도 건질 수도 있죠. 반면 바른미래당, 평화당, 정의당은 전패의 기운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어요. 어렵사리 조성된 다당제 구도인데 정치의 꽃인 선거에서 전혀 맥을 못추니 답답할 노릇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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