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문화대혁명 이후 개혁개방 정책을 고심하던 덩샤오핑이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싱가포르였다. 동족인 화교가 장악한 다민족 도시국가 싱가포르는 개방된 미래 중국의 모습, 즉 테스트베드처럼 보여서다. 덩샤오핑은 “중국에 싱가포르 같은 도시를 1,000개 만들고 싶다”고 했고, 리콴유는 “가난한 노동자가 세운 싱가포르보다 중국은 훨씬 더 잘 할 수 있다”고 북돋아줬다. 책은 싱가포르 모델이 실제 중국의 경제성장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차분히 짚어나간다.
중국의 미래, 싱가포르 모델
임계순 지음
김영사 발행ㆍ704쪽ㆍ2만8,000원
시진핑의 멘토가 리콴유라는 건, 싱가포르 모델이 40년째 지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책을 바짝 끌어 당기게 하는 건 결국 북한 때문이다. 미국은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북한에 “남한 수준의 번영”을 약속했다. 중국이 싱가포르를 모델로 삼듯, 김정은이 박정희를 모델로 삼을 수 있을까. 북한이 어느 정도 경제적으로 도약한다면, 남한처럼 북한도 ‘건국과 부국’의 역사를 쓸까.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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