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소각 대신 재활용하기로
중소마트ㆍ전통시장서 무상 배포
선거 때마다 전국 거리에 걸려 있는 알록달록한 현수막은 선거가 끝나면 그야말로 골칫거리다. 재활용하기 어려운 합성수지 재질로 만들어져 대부분 매립하거나 소각처리 하는데 토양을 오염시키고 다이옥신 등 환경에 해로운 물질이 나와 ‘환경오염원’이라는 오명까지 붙어 있다. 자원순환연대가 밝힌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현수막 제작과 수거에 들어간 비용만 약 35억원이다.
6ㆍ13 지방선거에 사용된 현수막들은 소각 처리되는 대신 장바구니의 삶을 살게 될 전망이다. 환경부가 수거한 폐현수막 일부를 장바구니로 재활용하는 시범사업 추진에 들어갔다.
환경부는 6일 올해 4월 발생한 폐비닐 수거 중단 사태로 폐기물 재활용에 대한 필요성과 관심이 높아지면서 폐현수막을 장바구니로 제작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현수막을 마대나 장바구니로 재활용한 적은 있지만 중앙 정부 차원에서 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전국 거리에 걸린 지방선거 현수막은 총 13만8,192장.각 10m 안팎으로 현수막을 한데 이으면 1,382㎞에 달한다. 선거 현수막은 방수 천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후보 사진과 이름, 홍보 문구 등이 새겨진 앞면을 서로 마주 보게끔 붙이면 깔끔하고 튼튼한 장바구니를 만들 수 있어 이용자들의 만족도 높은 편이다.
환경부는 제작만큼이나 배포가 중요하다고 보고 서울의 2개 구 중소 마트와 전통시장에서 현수막 장바구니를 무상으로 나눠주는 것을 계획 중이다.
최민지 환경부 자원재활용과장은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소규모 사회적 기업을 통해 현수막으로 장바구니를 만들면 정부와 기업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수거한 현수막을 모두 다 재활용하긴 어렵겠지만 장바구니 이외에 다른 재활용 방안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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