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보다 26% 증가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신용거래융자 규모가 12조원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남북 화해모드를 등에 업고 주목받은 남북 경제협력주와 지난해부터 급등세인 바이오주 위주로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몰린 게 신용거래 급증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달 31일 기준 12조4,9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연초(1월2일) 9조8,935억원과 비교하면 5개월 만에 26%나 증가한 것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달 19일 처음 12조원대에 진입한 데 이어 25일 사상 최고치인 12조5,051억원까지 치솟은 뒤 12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코스피 시장은 6조1,922억원으로 연초보다 37%나 늘었다. 코스닥 시장은 6조3,063억원으로 17%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주가 상승을 기대한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을 일컫는다. 일단 빚을 내 주식을 산 뒤 수익이 나면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고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초 이후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보면 외국인과 기관은 ‘팔자’인 반면 개인은 뚜렷한 매수세를 견지하고 있다”며 “개인들의 신규 유동성이 신용거래에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도 “4월 초ㆍ중순부터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에 가파르게 오른 건설, 철강 등의 상승세는 개인들이 이끌었다”며 “개인이 한 달여 간 경협주를 끌어올릴 수 있었던 배경이 바로 신용융자”라고 설명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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