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13 지방선거가 중반전에 접어들면서 헌정 사상 가장 극단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잇따르고 있어 주목된다. 한반도 평화를 둘러싼 남ㆍ북ㆍ미 게임이 전 세계의 이목을 끌면서 선거 쟁점을 압도하는 데다 야당의 자중지란까지 겹쳐 정책ㆍ인물ㆍ이슈ㆍ구도ㆍ관심 등이 전혀 부각되지 않는 이른바 '5무 선거' 양상이 뚜렷한 탓이다. 여야는 어제 각각 중간 판세를 점검하며 굳히기와 뒤집기 전략에 골몰했지만, 지나치게 '기울어진 운동장'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큰 형편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어제 SNS 글을 통해 "왜곡된 여론조사로 우리 지지층이 아예 투표를 포기하게 하려고 방송사들이 난리"라며 "(우리 후보들이) 북풍에 여론 조작, 어용 언론, 포털까지 가세한 역대 최악의 조건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KBS MBC SBS 등 공중파 방송 3사가 1~3일 실시한 전국 12곳의 재ㆍ보궐선거 지역의 여론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1곳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자 독설을 퍼부은 것이다. 한국당은 텃밭인 나머지 한 곳(경북 김천)에서조차 무소속에 뒤졌다.
뿐만 아니다. 지금까지 발표된 대부분의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은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14곳을 석권하고 대구ㆍ경북ㆍ제주 등 3곳에서도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6곳 이상의 승리를 장담해온 한국당이 위기감을 느끼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물론 2003년 '탄핵 총선' 경우처럼 예측과 결과가 뒤집힌 사례도 있지만 지리멸렬한 야당의 리더십과 지지도 격차를 감안할 때 홍 대표가 믿는 유권자의 '균형 감각'이나 이변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물론 서울 등에서 야당이 추진 중인 후보 단일화나 쏠림에 대한 '샤이 보수'의 반발 등이 막판 변수로 떠오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요인 역시 새로운 것이 아니어서 말끔하게 처리되지 않으면 유권자의 '변심'을 유도하기보다 '무관심'을 부추길 가능성이 더욱 높다. 야당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되 승패에 연연하는 작은 정치보다 선거 이후를 대비한 큰 정치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지더라도 의미있는 감동스토리를 남겨야 재기할 수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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