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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리비아 모델 언급했다가 취임 두달 만에 ‘뒷방 신세’

입력
2018.06.0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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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 로이터 연합뉴스
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한창이지만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뒷방 신세로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

CNN방송은 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관련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상당한 재량권을 주고 그의 주도를 따르는 반면 볼턴 보좌관은 북핵 협상에서 거리를 두도록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지난 1일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관료 중 유일하게 폼페이오 장관만 대동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 핵심 대북 매파인 볼턴 보좌관은 자리하지 못했다. 볼턴은 오는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른 바 '리비아 모델'(선 비핵화 후 보상)을 주장하다가 북한으로부터 맹비난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직접 나서 볼턴의 주장을 공개 부인했다.

CNN방송은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부위원장과의 회의에 볼턴의 참석도 허용하는 편이 '상호 생산적'일 것이라고 제안했지만 결국 볼턴은 배제됐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포기에 관한 구체적인 약속을 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을 북미 협상에서 배제함으로써 김 위원장과 얼굴을 맞대고 앉을 수 있는 기준을 상당히 낮췄다고 CNN방송은 지적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역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합의하지 못하면 리비아 같은 결과를 맞게 될 거라는 주장으로 논란을 일으켰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펜스가 발언할 내용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부인하고 있지만 북미 대화를 주도하는 폼페이오 장관과 강경파인 볼턴 보좌관 사이 충돌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9일 미국 정치전문언론 폴리티코는 폼페이오와 볼턴이 같은 보수매파이기는 하지만 세계관과 관심 분야 등에 있어 완전히 달라 충돌이 불가피하고 전망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은 지난 4월 볼턴이 현직에 임명되기 전까지 서로 잘 아는 사이가 아니였으며, 폼페이오는 볼턴이 취하고 있는 대북 접근법의 동기에 의문을 품어 왔다고 전해졌다.

백악관국가안보회의(NSC)의 한 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이 항상 북미 정상회담 문제를 주도해 왔다. 볼턴 보좌관은 기관 간 상호 협력과 통합을 위해 계속 일하며 대통령에게 국가안보적 옵션을 제시한다"고 불화설을 일축했다.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 모델' 이후로도 볼턴을 대체적으로 신뢰하고 있지만, 북한 문제에 관해선 현재로선 폼페이오 장관과 발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CNN방송은 트럼프가 빠르게 보좌진을 교체하는 데다 종종 본인의 직감에 의존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트럼프와 폼페이오의 짝맞춤이 얼마나 지속될 지 역시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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