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 12일 오전 10시
장소는 샹그릴라 호텔 유력
판문점 실무 협상 “의미 있는 진전”
큰 틀의 방향에 대한 합의 나올 듯
정상간 담판 결과에 따라 파격적 합의 나올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 북미 정상회담이 한국 시간으로 12일 오전 10시(싱가포르 현지시간 오전 9시)에 개막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백악관은 이를 ‘첫 회담’으로 표현해, 이번 회담은 북한 비핵화와 북미관계 개선의 역사적 프로세스를 가동하는 입구 역할을 할 전망이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12일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간의 정상회담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첫 회담은 싱가포르 시간으로 오전 9시에 열린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시간으로 같은 날 오전 10시에 해당한다. 샌더스 대변인은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팀으로부터 매일 북한 관련 보고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9일 캐나다 퀘벡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곧바로 싱가포르로 이동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오후 싱가포르에 도착해 13일 떠날 예정이어서 3박4일 동안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전망이다. 백악관이 장소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싱가포르 정부가 샹그릴라 호텔 주변 지역을 10일부터 14일까지 ‘정상회담을 위한 특별행사지역’으로 지정해 이 곳이 정상회담 장소로 유력하다.
북미 정상회담의 개막 일정이 확정되는 등 싱가포르 실무 협상은 마무리 단계지만 판문점에서 진행되는 의제에 대한 실무 협상은 정상회담 직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샌더스 대변인은 판문점 실무 협상에 대해 “논의는 매우 긍정적이고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졌다"고 밝혀 북미간 간극이 좁혀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비핵화와 체제 보장을 교환하는 이번 협상 자체가 워낙 까다로운 주제를 다루는데다, 시간도 촉박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까지 합의를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북미는 여전히 핵 반출 등 초기 비핵화 조치 수위와 대가, 비핵화 시기 등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6ㆍ12 정상회담에선 큰 틀의 원칙과 방향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고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와 이행을 두고선 이후 실무협상 및 후속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백악관이 이날 6ㆍ12 정상회담을 첫 회담으로 표현한 것도 후속 정상회담을 공식화한 대목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과정’ 과 ‘시작’으로 규정하며 추가적인 회담을 거론하며 장기전을 예고했다.
백악관이 이처럼 장기전을 예고하며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있지만, 전격적인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성향상 정상 회담장에서 구체적인 조치를 합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무진이 의제를 사전에 철저히 조율해 결과까지 미리 도출한 뒤 이뤄지는 일반적인 정상회담과 달리, 이번은 합의가 쉽지 않은 주제를 놓고 정상이 직접 협상을 벌인다는 점에서 말 그대로 세기의 담판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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