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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민에 잘 보이려 아침마다 40분 머리숱 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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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민에 잘 보이려 아침마다 40분 머리숱 공사”

입력
2018.06.0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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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디스’ 여유… “하이파이브 할까요?” 셀카타임도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서울 숙명여대캠퍼스에서 학생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서울 숙명여대캠퍼스에서 학생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가 시민 여러분께 잘 보이려고 아침마다 40분씩 '공사'를 합니다. 머리숱이 6년 전보다 더 많아 보이지 않나요?"

6·13 지방선거가 9일 앞으로 다가온 4일 아침. 3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하늘색 셔츠에 노타이 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박 후보는 유세 현장에서 '머리숱 공사' 얘기를 하며 스스로 망가지는 '셀프 디스' 농담을 자주 던진다. 여유가 엿보인다. 이날은 유권자들에게 출근 인사를 하는 일정이 없어 선거 전략·정책회의를 한 뒤 오전 10시 30분 서울역으로 향했다.

첫 일정은 청년들과의 토크 콘서트. 옛 서울역사에 있는 카페에서 남북 평화 교류의 시대 서울역의 위상을 '국제역'으로 올려놓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마침 82년 전 이날은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고(故) 손기정 선수가 올림픽 참석을 위해 서울역에서 베를린까지 가는 기차를 탄 날이었다. 박 후보는 "서울역에서 유라시아횡단철도, 중국횡단철도를 타고 평양을 거쳐 파리, 베를린까지 수학 여행가는 시대가 되면 우리 가슴이 훨씬 넓어질 것"이라며 "깜빡 졸면 베이징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 유세 장소인 숙명여대로 이동한 박 후보는 학생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셀카'를 찍기도 하며 교정을 돌아봤다. 대학생 여럿이 스스럼없이 같이 사진을 찍자며 다가갔다. 박 후보는 몰려든 시민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데는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 박 후보에게 셀카를 청한 대학생 이정화(20) 씨는 "올해 처음으로 투표한다"며 "정치에 대해 잘 모르지만, 박 후보는 시민들과 소통을 잘하는 것 같다"고 했다. 같은 학교 학생 이지영(24) 씨도 "임팩트 있는 큰 사업을 벌이는 것보다는 시민 말을 경청하는 후보가 더 좋다"며 서울시장의 '소통 능력'을 강조했다. 점심은 숙명여대 학생들과 잔디밭에 앉아 대화를 나누며 샌드위치,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해결했다. 청년들과 만나는 자리를 즐긴다는 박 후보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 시민들과 만나고 대화하는 게 가장 좋다"면서도 "지금은 경쟁자와도 싸워야 하고, 민주당 '야전사령관'으로 다른 구청장·시의원·구의원까지 당선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고 말했다.

일정이 빡빡한 편이라 이동 중 차 안에서 점심을 해결할 때가 많다. 박 후보가 이용하는 스타렉스 차량 뒷좌석에는 부인 강난희 여사가 챙겨준 홍삼 절편, 과일, 오미자차 등이 한가득 놓여 있다. 박 후보는 "평소에는 못 먹는 것들도 싸준다. 요새 대우가 좋다"며 웃었다.

오후 3시부터는 광진·성동·동대문구를 훑으며 민주당 구청장·시의원·구의원 후보들을 지원하는 데 집중했다. 공식 선거 운동 시작 5일 만에 서울 25개구 중 16개구를 돌았다. 광진구 중곡제일시장을 찾은 박 후보의 관심은 역시 '청년'이었다. 아기를 데리고 나온 여성에게 "젊은 주부들이 전통시장에 많이 나오는 건 고마운 일"이라며 말을 건네고, 젊은 부부가 가업을 이어받았다는 떡집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유세 현장에선 "대통령은 문재인, 서울시장은 박원순, 구청장·시의원·구의원도 민주당 후보가 압도적 지지로 당선돼야 문재인 정부가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발언을 빼놓지 않았다.

선거 유세 중 잠시 짬이 났을 때 경쟁 상대인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와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에 대해 물었다. 박 후보는 바로 "보통 인연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김 후보가 서울노동운동연합(서노련) 핵심 조직원으로 활동하며 노동운동을 하다 구속됐을 때 박 후보는 그의 변호인이었다. 안 후보에 대해선 "기업가로, 학자로 빛나는 성취를 한 분"이라며 "무엇보다도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양보해준 점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거는 선거다. 박 후보는 "생각보다 네거티브가 적은 편인 것 같다"면서도 "도시재생은 이미 시대의 대세인데, 두 후보가 이를 비판하는 점이 아쉽다. 내가 진짜로 못 한 것이나 안 하는 것을 비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대문구에서 유세가 끝난 시간은 오후 7시 30분. 잠시 휴식을 취한 박 후보는 오는 7일 열리는 TV토론 준비를 위한 회의를 이어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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