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까지 80여명 사회 복귀
거물급들도 가석방 대상 포함
독일선 ‘뇌물 망명’ 논란 커져
유럽 곳곳이 이른바 극단주의자들의 귀환에 공포에 떨고 있다. 영국은 테러 사건에 연루되어 수감된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소속 대원 등이 연내 대거 출소를 앞두고 있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독일에선 뇌물을 받고 극단주의자 수십 명을 난민으로 받아준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3일(현지시간) 2007년부터 2016년까지 테러 관련 범죄로 감옥에 수감됐던 재소자 80여명이 올해 연말에 풀려 나게 돼 경찰 당국이 비상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가석방 대상자까지 포함하면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가석방 대상자 중에는 이슬람 극단주의 지도자로 활약했던 아니엠 코우다리 같은 거물급도 포함돼 있다. 아니엠 코우다리는 영국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시위를 주도했고, 각종 테러의 배후로 지목됐던 인물로, 2016년 9월 5년 징역을 선고 받고 수감 중이다.
이들의 사회 복귀는 극단주의 세력의 활동 반경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직접 테러 범죄 전면에 나서지 않더라도 전방위로 암약하며 테러 범죄를 기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런던 웨스트민스터 의사당 인근에서 차량 돌진 테러로 4명을 숨지게 한 칼리드 마수드 역시 폭행과 공공질서 위반 등 ‘잡범’으로 수감됐다가 교도소에서 만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물들어 테러범으로 전락한 경우다. 영국 킹스칼리지의 국제급진주의연구소(ISCR)는 이들이 다시 극단주의 네트워크에 발을 들일 가능성이 높고, 교도소 내부의 세력과 연결해주는 중개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극우 세력들과 연계되는 것도 골치거리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내무부 장관은 4일 강화된 테러 대응책을 발표하며 “알카에다나 다에시 등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우익 테러리즘 또한 증가하는 위협”이라며 “앞으로 2년 간 영국은 테러 위협에 크게 시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국내정보국(MI5)은 테러 범죄 혐의로 조사를 받았거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인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2만 여명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이들을 모두 감시하고 추적하기에는 경찰과 정보 당국의 인력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한편 독일 북부 도시 브레멘에선 2000년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와 연계된 46명의 망명을 불법으로 승인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독일 현지 언론들이 연방이민난민청(BAMF) 브레멘 사무소가 뇌물을 받고 난민 허가를 내준다는 의혹을 파헤치다가 확인된 내용이다. 정부 당국의 허술한 관리 감독에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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