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낮 12시 35분께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 4층짜리 상가 건물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무너져 완파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 사고로 4층에 거주하던 이모(68·여)씨가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물 붕괴와 함께 화재가 발생해 불꽃이 치솟았고, 건물 주변에 있던 자동차 4대도 붕괴 여파로 파손됐다.
무너진 건물은 연면적 301.49㎡ 규모로, 1∼2층은 음식점이었고 3∼4층은 주거공간이었다. 3층에는 건물주 등 2명이 거주했고, 공간을 둘로 나눈 4층은 이씨 등 2명이 1개 구획을 쓰고 있었으며 나머지 구획은 공실이었다.
붕괴사고 당시 1∼2층 음식점은 일요일이라 문을 열지 않았고, 3∼4층 거주자 4명 중 이씨만 건물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를 제외한 나머지 거주자 3명은 모두 외출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구조된 이씨는 "건물에는 나 혼자 있었고 다른 사람은 없었다"며 "건물이 갑자기 흔들리는 것을 느끼고 피하던 중 무너졌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목격자는 폭발음을 들었다고 진술했으나 소방당국은 "폭발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갑작스럽게 무너진 것은 맞다"고 선을 그었다.
인근 식당의 한 종업원은 "'쾅' 터지는 폭발 소리와 함께 타는 냄새가 났고, 나와서 보니 먼지가 나면서 건물이 무너져 있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추가 매몰자는 없을 것으로 일단 추정하면서도 혹시 모를 가능성에 대비, 구조대 등 132명과 장비 32대, 인명구조견을 투입해 잔해를 제거하며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해당 건물은 1966년 건축된 것으로 파악됐다. 건물 소재지는 용산 재개발 5구역이며, 건물 준공 이후 증개축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건물은 위험시설물로 관리되지 않았다고 관할 용산구는 밝혔다.
용산구 관계자는 "위험시설물은 사전 순찰을 통해 인지하거나 민원이 접수되면 전문가 안전진단을 받아 지정하는데 해당 건물을 위험시설물로 인지한 사실이 없고, 별도로 관리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세입자는 "지난달 초 건물이 너무 낡고 금이 갔다고 구청에 민원을 넣고 사진을 보냈다"며 전부터 위험 징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소방당국은 사고 현장 주변의 다른 6개 건물도 지은 지 오래돼 추가 붕괴 위험이 있어 대피령을 내리고 30명을 건물 밖으로 대피시켰다.
용산구는 이날 오후 사고 현장 주변 건물 11채의 안전상태를 전문가들과 함께 육안으로 진단한 결과 "3개 동은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입주를 보류하는 것이 좋다"는 판단을 받았다.
용산구 관계자는 "이상이 없는 8개 건물은 영업이나 거주가 가능하도록 조치하고, 3개 동은 추가로 안전점검한 뒤 안전에 이상이 없는 경우에 한해 입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인명수색 작업이 끝나면 건물주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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