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월드컵으로 향하는 신태용호에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선수들이 눈에 띈다. 스웨덴 리그에서 5년간 활약한 문선민(26ㆍ인천)은 국내 평가전에서 생애 처음 A대표팀에 발탁된 뒤 2일 발표된 최종 23인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윤영선(30ㆍ성남)과 주세종(28ㆍ아산)은 K리그 2부 최초로 월드컵 무대에 나선다.
문선민은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국가대표팀 경력이 없었다. 연령별 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적은 있었으나 성인 대표팀에서는 발탁 후보군으로도 분류되지 않았다.
그러던 그가 지난달 28일 온두라스와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감격의 득점까지 했다. 후반 10분 투입돼 짧은 시간 뛰었지만 제대로 눈도장을 찍은 그는 결국 러시아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월드컵을 2번 경험했고 A매치에 78번이나 출전한 이청용(30)은 문선민과의 포지션 경쟁에 밀려 탈락했다. 신태용(49) 감독은 지난달 14일 28인 예비 명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그를 두고 “스피드 좋고 순간돌파와 저돌적인 면이 있다. 우리가 원하는 과감한 공격플레이가 내 마음을 흡족하게 만들었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한국이 반드시 꺾어야만 하는 스웨덴 축구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장점도 문선민의 러시아행을 도왔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스웨덴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외스테르순드, 유르고덴스 등 스웨덴 리그를 경험한 뒤 지난해 인천에 입단했다. 신 감독은 “스웨덴에서 5~6년 고생하면서 스웨덴 선수들에게 정형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문선민은 3일 오스트리아 전지훈련 출국을 앞두고 인천공항에서 “간절하게 원했는데 월드컵에 가게 됐다. 팀을 위해 한발자국이라도 더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문선민 외에 K리그2 소속인 윤영선과 주세종도 눈길을 끈다. 윤영선은 2015년 11월 월드컵 2차 예선에서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이후 국가대표의 부름을 받지 못하다가 신태용 체제에서 중용되기 시작했다. 대표팀 취약 포지션으로 평가 받는 센터백 자리를 놓고 본선까지도 치열한 경쟁이 남아 있다. FC서울이 원 소속인 주세종은 군 복무를 위해 경찰팀인 아산 무궁화에 입대하면서 자연스럽게 2부 리거가 됐다. 현재 일경 계급인 그는 온두라스전에서 대표팀의 허리를 든든하게 받쳐 합격점을 받았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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