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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오염물질, 백령도는 못 속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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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오염물질, 백령도는 못 속여

입력
2018.06.03 18:0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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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자체 발생 오염물질 거의 없어

국내요인 뺀 순수 농도 측정 가능

국립환경과학원 대기환경연구과 연구원이 백령도 대기오염집중측정소에서 대기오염 농도를 측정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제공
국립환경과학원 대기환경연구과 연구원이 백령도 대기오염집중측정소에서 대기오염 농도를 측정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제공

지난 4월4일 중국 고비사막에서 발원한 황사가 서해로 넘어오면서 6일 오전 10시 백령도와 연평도에서 황사가 관측됐다. 미세먼지(PM10) 농도는 백령도 125㎍/㎥, 연평도 145㎍/㎥였다. 그로부터 3시간 뒤 올해 처음으로 서울, 경기지역에 황사가 관측되면서 PM10 농도는 서울 157㎍, 수원 166㎍까지 치솟았다.

서해 최북단에 위치한 백령도 대기오염집중측정소는 중국발 황사와 미세먼지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관측할 수 있는 확률이 가장 높은 곳이다. 중국발 대기오염물질이 편서풍 기류를 타고 한반도로 유입되는 길목에 있기 때문이다. 백령도 측정소에서 근무하는 최진수 국립환경과학원 대기환경연구과 연구원은 3일 “대기오염 물질은 보통 이곳 백령도를 지난 뒤 약 4시간 뒤면 수도권에 도달해 영향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백령도 측정소는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이 2008년 대기오염 물질 측정을 위해 처음으로 세운 곳이다. 첫 측정소가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인천항으로부터 서쪽으로 약 170㎞, 중국 산둥반도로부터 동쪽으로 약 180㎞ 떨어져 있는 백령도는 지리적 이점도 있지만 군인을 포함한 인구가 1만명 안팎이라 섬 자체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이 거의 없다. 때문에 국내에서 배출된 오염물질의 영향을 받지 않는 순수한 ‘배경농도’를 측정할 수 있고, 중국 등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장거리 이동대기오염물질을 감시하는 데에도 최적의 장소다.

이를 위해 백령도 측정소에는 미세먼지(PM10, PM2.5) 농도뿐만 아니라 PM2.5의 상세 구성성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36종, 29억원 어치의 다양한 장비가 구비되어 있다.

백령도에서 검출되는 미세먼지 가운데 중국발 물질은 심할 때는 전체 80%에 달하고 북한발은 평균 12∼15% 수준이다. 하지만 러시아에서 산불이 발생하면 이곳의 대기오염 농도가 높아지는 등 중국 이외의 장소에서 비롯된 대기오염도 관측이 된다.

앞으로 백령도 측정소의 임무는 더 중요해진다. 환경부는 백령도 측정소에 미세먼지 측정 외에 불화수소, 염화수소 등 유해 가스상 물질을 측정하기 위한 장비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국립환경과학원 측은 “중국 등 국외에서 화학사고가 발생할 경우 유해 물질의 국내 유입 가능성에 대한 관측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 유해 가스상 물질 측정 장비 도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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