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되레 합리화 나서
전세계 7대 자본주의 대국의 모임인 ‘주요 7개국’(G7) 모임에서 미국을 뺀 G6 국가들이 미국을 비판하는 초유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지난 주 단행된 미국의 관세 부가조치에 대한 집단 반발인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모습이다. 오히려 관세 부과의 필요성을 내세우며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했다.
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G6는 이날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G7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에게 모든 국가가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우려와 실망을 나타내고 있음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라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성명은 또 이달 8~9일 열리는 G7 정상회담에서 관세 분쟁을 해결할 결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미국과 나머지 6개국의 대립 구도가 명확히 드러났다. 미국이 이달 1일을 기점으로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등으로부터 들여오는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관련국들이 발끈한 탓이다. 지난 3월 이미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해 관세 부과 대상이 된 일본도 가세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긴장되고 힘든 모임이었다. G7이라기 보다는 G6+1(미국)이었다”고 말했고, 아소 다로(麻生太郎) 일본 재무장관도 “이 회의에 오랜 기간 참석해왔지만, 이처럼 미국에 대한 반대가 만장일치를 이룬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모습이다. 회의가 끝나기 직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무역에 있어서 공정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 그들이 물건을 팔 때 우리가 제로 관세를 매기고, 그들은 25%, 50% 또는 100% 관세를 매긴다면 이것은 불공정한 것으로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이건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은 무역이다. 멍청한 무역이다!”라고 썼다. 또 몇 시간 후 “무역 적자가 연간 약 8,000억 달러가 되면 무역 전쟁에서 지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수년 간 무역에서 다른 나라들에 의해 찢겼다. 이제 똑똑해질 때”라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므누신 장관도 회의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세계무역협정을 교묘히 회피하고 있으며, 세계 경제 및 무역 시스템에 대한 리더십을 양도하려고 한다’는 지적을 부인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