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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꾼’ 경북도의원 후보, 가는 곳마다 이목 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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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꾼’ 경북도의원 후보, 가는 곳마다 이목 끌어

입력
2018.06.0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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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군위장터를 방문한 김휘찬 도의원 후보가 군민들과 함께 흥겹게 춤을 추면서 유세 활동을 펼치고 있다. 권성우기자 ksw1617@hankookilbo.com
3일 군위장터를 방문한 김휘찬 도의원 후보가 군민들과 함께 흥겹게 춤을 추면서 유세 활동을 펼치고 있다. 권성우기자 ksw1617@hankookilbo.com

“군민의 짐을 함께 지고 가겠습니다!”

김휘찬 군위군 경북도의원 후보는 지역에서 제일 흥 많은 후보로 통한다. 으레 음악소리와 함께 등장한다. 지난달 군위 의흥장에서 산 4만5,000원짜리 카세트를 허리춤에 차고 트로트 음악을 틀어놓는다. 등에는 지게를 지고 있다. 지게에는 군위 특산품인 가지와 오이, 토마토가 그려진 박스를 얹고 그 위에 벼 수매포대를 걸쳐 놓았다. 김 예비후보는 “군위 경제를 상징하는 지게”라고 설명했다.

3일 오전, 김 후보가 군위장터에 나타나자 금세 주변의 이목이 집중됐다. 허물없는 김 후보의 모습에 유권자가 먼저 악수를 청하기 일쑤였다. 몇몇 어르신들이 음악에 맞춰 장바구니를 들고 즉석 춤판을 벌였다. 김 후보는 각설이 차림으로 빙수를 팔던 상인의 마이크를 빌려 짧은 즉석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이날 장을 보러 나온 주민 A씨는 “등에 지고 있는 지게를 보면 그가 지역의 사정과 형편에 얼마나 깊이 생각하고 있는지 드러난다. 그저 흘려볼 소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농민들의 마음에 와 닿는 유세 차림새부터 보기 좋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선거운동은 7시30에 시작한다. 미숫가루 한잔 마시고 군위군 보건소 앞에 서서 8시까지 출근하는 차량을 향해 인사를 나눈다. 그저 고개만 꾸벅 숙이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와 일일이 눈맞춤을 한다.

점심은 1,500원짜리 김밥으로 해결한다. 그것도 식당에 들어가 먹는 것이 아니라 1분이라도 시간을 아끼려고 손에 든 채 걸어 다니면서 베어 먹는다.

유세를 위해 식당에 들이닥치는 법도 없다. 밥 먹는데 인사하고 악수를 나누면 불편해 할까봐 늘 바깥에서 유권자들을 만난다. 이날도 시장과 거리를 오가는 유권자들을 상대로 유세 활동을 했다.

대부분 부부가 같이 선거운동에 나서지만 김 후보는 혼자서 다닌다. 그의 아내는 5년 전 교통사고를 당해 선거 운동을 돕기 힘든 상황이다. 김 후보는 “아내가 틈틈이 응원 전화를 해준다”면서 “그것만으로도 힘이 된다”고 말했다.

“20년 동안 농협조합장을 한 만큼 우리 농촌의 현실과 허리가 굽도록 고생하는 농민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선거가 끝나도 사무실 한켠에 지게를 놓아둘 생각입니다. 농민들의 짐을 함께 나누어지는 지게꾼 같은 정치인이 되겠다는 약속입니다!”

권성우기자 ksw161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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