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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무부 ‘김정은 친서’ 존재 몰랐다… 백악관 참모진도 신중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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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무부 ‘김정은 친서’ 존재 몰랐다… 백악관 참모진도 신중모드

입력
2018.06.01 17:3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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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사전 논의 절차 없었던 듯

트럼프 김영철 대면 가능성에

백악관 부대변인은 “조율 중”

30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 조율을 위해 뉴욕에 도착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만찬을 위해 숙소인 '밀레니엄 힐튼 유엔플라자 호텔'을 떠나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 조율을 위해 뉴욕에 도착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만찬을 위해 숙소인 '밀레니엄 힐튼 유엔플라자 호텔'을 떠나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친서가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 전달되기까지 미국 국무부와 백악관 참모진의 대응은 오락가락 그 자체였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친서 휴대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구체적 전달 방식을 놓고 혼선이 거듭됐다. 백악관 실무진의 이런 대응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정부의 제재대상 인물인 김 부위원장을 백악관 집무실에서 직접 대면하는 게 ‘격’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무진들의 우려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직접 김 부위원장의 친서 휴대 사실을 공개하며 상황이 급반전됐다.

미 국무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 존재 자체를 뒤늦게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김 부위원장이 뉴욕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친서 휴대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날 오후 뉴욕에서 열린 국무부 고위관계자의 언론 브리핑에서도 원론적 수준의 대답만 내놨다. 특히 김 부위원장이 백악관을 방문할 가능성을 배제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브리핑에 나선 고위 관계자는 “김 부위원장 상대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이다. 폼페이오 장관을 통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가) 전달되는 게 자연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음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상황이 반전했다. 워싱턴 근처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 탑승 직전 “친서를 휴대한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욕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의 회담이 막 시작됐을 무렵이었다.

이를 종합하면 북미 사이에 친서에 관한 사전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 부위원장이 뉴욕 방문 첫날 만찬 회동에서 폼페이오 장관에게 처음 밝혔고, 이를 보고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즉흥적으로 친서를 직접 받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 자세와 달리 백악관 실무진은 끝까지 신중모드를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에도 호건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김 부위원장의 백악관 방문에 대해 확답을 피했다. 31일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친서를 전달할 인물을 특정하지 않다가,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지자 ‘김영철’이라고 말했다.

전달 방식도 실제로 친서가 트럼프 대통령 손에 쥐어질 때까지 오리무중이었다. 기들리 부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부위원장의 대면 가능성에 대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조율 중이다”고 밝혔다. 북한의 참혹한 인권상황과 관련 있는 인물을 백악관 집무실까지 부르는 게 문제 아니냐는 질문에도 “누구도 그들이 백악관 집무실에 앉을 것이라고 말하지는 않았다”며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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