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개최 유력 장소
무장 경찰 수백명… 경비 삼엄
영국 국제전력문제연구소(IISS) 주관으로 아시아ㆍ태평양과 유럽 등 40여개국 안보 고위 당국자들이 모여 지역 안보 현안을 논의하는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가 2~3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개최된다. 올해의 경우 북미 정상회담을 목전에 둔 시기에 세계 주요국 국방장관들이 모이게 되는 것이어서 북핵문제를 둘러싼 참가국 간 움직임에 더욱 시선이 쏠리고 있다.
샹그릴라 대화 참석을 위해 1일 싱가포르에 도착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이날 샹그릴라 호텔에서 리처드 스펜서 미국 해군성 장관, 허레이(何雷) 중국 군사과학원 부원장, 응엥헨 싱가포르 국방장관과 각각 양자회담을 가졌다. 송 장관을 만난 상대국 대표들은 북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비롯해 향후 한반도 안보 정세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송 장관은 이어 샹그릴라 대화 기간 동안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 등과 한미ㆍ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을 잇따라 가질 예정이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일본 등 샹그릴라 대화에 참가해온 주요국들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이 이어졌던 지난해까지 한미동맹ㆍ미일동맹을 중심으로 ‘대북 억지력 구축 강화’ 메시지 전달에 주력해왔다. 반면 올해의 경우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조치에 대한 합의가 예상되는 만큼 대북 압박보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대응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북한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한 관련국 간 협의가 이뤄지는 한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이 강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이날 샹그릴라 대화가 오는 1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릴 가능성이 있는 북미 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개최돼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공교롭게도 샹그릴라 호텔은 북미 정상회담 개최 장소로 유력시 되고 있다. 이날 샹그릴라 호텔로 진입하는 도로에는 예년에 없었던 차량 검문소가 설치됐고, 수백명의 무장 경찰들이 겹겹이 호텔을 에워쌌다.
싱가포르=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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