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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 묻은 공으로 버디 행진… 이정은, US오픈 맨 앞에

입력
2018.06.0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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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페어웨이 젖었지만

美 골프협, 전통 중시 공 못 닦게

최악 코스 상황 속 1R 공동선두

박인비는 2언더파 공동 7위

이정은(오른쪽)이 1일(한국시간) US여자오픈 1라운드 경기를 마친 뒤 캐디와 손뼉을 마주치고 있다. 버밍험=AP 연합뉴스
이정은(오른쪽)이 1일(한국시간) US여자오픈 1라운드 경기를 마친 뒤 캐디와 손뼉을 마주치고 있다. 버밍험=AP 연합뉴스

국내여자골프를 지배하고 있는 ‘핫식스’ 이정은(22ㆍ대방건설)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제73회 US여자오픈 첫 날 최악의 코스 조건을 이겨내고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정은은 1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버밍험에 위치한 숄 크리크 골프장(파72ㆍ6,732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잡아냈다. 그는 5언더파 67타를 기록해 에리야 쭈타누깐(24ㆍ태국), 세라 제인 스미스(34ㆍ호주)와 함께 공동선두에 올랐다.

LPGA투어 정회원이 아닌 이정은은 미국 무대에서 이방인이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상금왕, 올해의 선수상, 평균타수상 등 주요 부문을 싹쓸이한 그는 올해에는 국내대회를 위주로 하되 LPGA투어 5개 메이저대회에 모두 참가하기로 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 참가해 공동 5위의 좋은 성적을 낸 그는 이번에는 지난달 23일 일찍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적응에 몰두했다.

덕분에 그는 최악의 코스 컨디션 속에서도 꾸준히 버디를 낚으며 치고 나갔다. 대회장은 지난 주말 미국 남부에 퍼부은 열대성 폭우에 흠뻑 젖어 있었다. 주최측은 코스 보호를 위해 대회 직전 연습라운드도 금지했다. 대회 당일 비는 그쳤지만 페어웨이는 질척였고 공에는 진흙이 묻었다. 하지만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는 이번 대회에서도 역시 ‘프리퍼드 라이’를 적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선수들은 애를 먹었다. 일반 대회에서는 공에 진흙이 묻으면 공을 닦고 다시 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골프 전통 수호자를 자처하는 USGA는 논의 끝에 이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정은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 그렇게 어려운 상황으로 많이 가지 않아서 진흙이 묻었어도 크게 타격을 받지 않았다”며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US오픈 전에는 항상 진흙 묻은 공을 치는 연습을 한다”며 마찬가지로 초연한 태도를 보인 박인비(30ㆍKB금융그룹)는 이날 2언더파로 공동 7위에 올랐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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