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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명 싱가포르 정보작전… 6개국 베테랑 외교관 총집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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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명 싱가포르 정보작전… 6개국 베테랑 외교관 총집결

입력
2018.05.31 18:4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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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국주재 10여명 대거 파견

중국ㆍ일본ㆍ러시아 ‘샹그릴라대화’ 명분

외교인력 투입 물밑 정보 탐색

한국도 “다양한 협의 채널 가동”

현지 유력 언론 “북미 정상회담

샹그릴라호텔 개최 가장 유력”

31일 오전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묵고 있는 싱가포르 호텔에서 관계자들이 펜스를 설치하고 있다. 호텔측은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싱가포르=연합뉴스
31일 오전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묵고 있는 싱가포르 호텔에서 관계자들이 펜스를 설치하고 있다. 호텔측은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싱가포르=연합뉴스

세기의 담판이 될 북미 정상회담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싱가포르에 한반도 주변국 외교관들이 총집결하고 있다. 회담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은 가용 자원을 전력 투입하고 있고, 한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도 외교자산을 투입해 탐색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각국이 치열하게 외교 각축전을 벌이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둘러싼 ‘그레이트 게임’도 절정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지난달 말 이후 싱가포르 곳곳에서 각국 외교관들의 비밀 협상과 정보전이 진행되면서 유엔(UN) 총회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결전을 치러야 하는 북한과 미국은 싱가포르에 ‘올인(다 걸기)’하고 있다. 뉴욕과 판문점 등지에서 진행되는 의제를 둘러싼 실무 협상이 일종의 연습 게임이라면, 싱가포르 회담은 두 정상이 직접 선수로 뛰는 결승 무대이기 때문에 양측 공히 전력투구 할 수 밖에 없다.

31일 싱가포르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주한 미국 대사관 소속 인력 10여명을 싱가포르로 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통역 업무 지원 인력으로 보이나, 북측의 동태를 살피기 위한 정보 전력 강화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과 조 헤이긴 미 백악관 부비서실장 등을 필두로 한 의전과 경호 실무 협상팀은 일찌감치 싱가포르에 상주해 있는 상태다.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도 북미 정상회담 전후로 외교자산의 대거 파견을 준비하고 있다. 4~7일 싱가포르에서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고위관리회의에 참석한 외교관 상당수가 본국으로 귀환하지 않고 북미 정상회담까지 남아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대기 명령이 떨어진 셈이다.

외교부 관계자도 이날 “대외적으로 공개 안 되는 다양한 협의 채널을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당장 청와대는 싱가포르에 행정관급 직원을 파견했는데, 북미 정상회담 기간 문재인 대통령이 싱가포르에 방문할 가능성에 대비한 사전 답사 차원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중국과 일본 러시아 역시 베테랑 외교관들을 투입해 정보 탐색전에 주력하고 있다. 당장 1일부터 3일까지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를 명분 삼아, 외교 인력들을 대거 파견하는 모습이다. 샹그릴라 대화는 국방 안보 관계자들이 참석 대상이지만, 이번에는 사실상 북미 정상회담 전초전이 된 것이다.

중국 외교 소식통은 “이번 샹그릴라 대화에는 남중국해 문제 등을 감안해 지난해보다 격을 낮춰 인민해방군 소속 국방대 고위 관계자가 대표급으로 참석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국방부 실무진 숫자와 비슷하게 외교부 인력을 파견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도 고위급 외교관의 싱가포르 방문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가 회담 주최국으로 북미 정상을 만날 수 있는 만큼, 싱가포르 정부를 공략해 정보를 파악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미 일본 정부는 6자회담 일본측 수석 대표인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을 파견 방침을 확정했다.

한편 싱가포르 현지 더스트레이츠타임스는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샹그릴라 호텔이 가장 유력해졌다고 보도했다. 헤이긴 부실장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 일원이 샹그릴라 호텔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이 호텔은 2015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당시 대만 총통의 첫 양안(兩岸) 정상회담이 열렸던 곳으로 상징성도 있고, 경호 의전 등 실무적으로도 최적의 장소란 분석이다. 두 정상의 숙소 후보로는 북미 실무대표단이 각각 머무는 풀러튼 호텔과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싱가포르=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묵고 있는 싱가포르 풀러튼 호텔 주변에 펜스가 쳐져 있다. 싱가포르=정민승 특파원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묵고 있는 싱가포르 풀러튼 호텔 주변에 펜스가 쳐져 있다. 싱가포르=정민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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