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첫날 동선
6ㆍ1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31일 여야 대표들은 전략적으로 동선을 설정하며 유리한 선거 국면을 만들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첫 일정을 이례적으로 서울 중랑구청장 후보 출정식으로 택하며 기초단체장까지 휩쓸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기 위한 바람몰이를 시작했다. 반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부산지역 지원유세에 집중하며 보수의 아성을 뺏길 수 없다는 의지를 다졌다.
민주당은 수도권부터 챙겼다. 추 대표는 이날 류경기 중랑구청장 후보 출정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공식 선거운동 첫날 일정을 시작했다.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선거는 초반 판세가 대체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는 만큼 기초단체장 선거에 보다 화력을 집중하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바닥까지 민주당 대세론을 확산시켜 압승을 거두겠다는 전략이다. 추 대표는 “(민주당에) 압도적 표를 몰아줘서 문재인 정부를 성공시키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추 대표는 이어 인천과 경기 수원을 잇따라 찾아 지원 유세를 펼치는 등 첫날 일정을 모두 수도권 현장 지원으로 채웠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수도권에서부터 바람몰이를 시작해 당이 전략지역으로 삼고 총력을 기울일 계획인 PK(부산ㆍ울산ㆍ경남)로 승기를 몰아가겠다는 계산이다.
홍 대표는 서울을 시작으로 충남 천안, 부산으로 이어지는 ‘경부선 유세’를 펼쳤다. ‘안희정 쇼크’로 민심이 출렁였던 충청 지역에서는 해 볼만 하다는 기대가 담긴 행보로 풀이된다. 아성으로 여겨지는 부산을 공식선거 운동 첫날 찾아가는 등 초반 판세가 열세로 흐르는 데 따른 부담 또한 적지 않아 보인다.
홍 대표는 앞서 당사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권을 견제하고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일으킬 수 있는 정당은 오로지 자유한국당 뿐”이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에 견제할 힘을 주셔야 이 정부의 망국적 폭주를 막아낼 수 있다”고 호소했다. 13일간 이어질 선거전에서 집권 여당에 대한 견제ㆍ심판론의 불을 지피겠다는 말로 들린다.
바른미래당은 박주선 공동대표가 광주ㆍ전남, 유승민 공동대표가 대구ㆍ경북(TK)을 각각 찾는 등 통합 이전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의 기반이 됐던 지역에서 각개격파를 시도하는 모양새다. 현실적으로 광역단체장 선거 승리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기초단체장이나 광역ㆍ기초의원 선거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위기감이 상당하다. 이렇게라도 참패를 면해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평화당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조배숙 대표가 전북과 광주를 거듭 오가는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호남 민심 다잡기에 힘을 쏟았다. 전북 익산 합동유세를 첫 일정으로 시작한 조 대표는 광주로 이동해 합동유세를 마친 뒤 전북 전주와 익산을 차례로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평화당은 전북지사 선거에서 깜짝 승리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1시 30분 김종민 서울시장 후보 동행 유세를 첫 일정으로 택하며 강행군에 들어갔다. 정의당은 인천에서 중앙선대위 출정식을 여는 등 인천 선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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