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 7%를 연구개발 투자
디지털 덴티스트리 국산화 진행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국내 임플란트 시장은 미국 등 값비싼 외제 임플란트가 완전히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스템임플란트’가 2000년대 초반 이 시장에 뛰어든 이후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오스템은 1년여 만에 국내 시장 점유율을 50%로 끌어올렸고 해외시장 진출 3년 만에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 1위에 오르며 글로벌 기업들을 제압해 갔다. 현재 오스템임플란트는 아시아ㆍ태평앙 지역에서는 1위, 세계 시장에서는 5위 규모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회사 창립 후 20년 만에 이룬 성과다.
1997년 설립된 오스템임플란트는 치과용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개발 업체로 출발했다. 당시 입력과 수정을 여러 번 반복해야 했던 도스(DOS) 기반의 행정업무 프로그램은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 이에 오스템은 1년여의 연구개발 과정 끝에 윈도우용 치과 행정업무 프로그램 ‘두 번에’를 출시한다.
엔터키를 두 번 치는 것으로 치과 행정 업무를 단순화한 이 프로그램은 출시 당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현재는 국내 치과병원 1만2,000여 곳 이상, 전체의 75%가 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두 번에’ 성공 이후 오스템은 전자차트 기반의 치과 업무관리 통합솔루션 ‘하나로’와 교정진단 분석 소프트웨어 ‘브이세프(V-ceph)’를 출시하며 의료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돌풍을 이어갔다. 외국 기술에 대한 로열티 지불이 없어 저렴한 데다 기술력도 외국산에 뒤지지 않아 오스템의 소프트웨어는 의사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이후 오스템은 국내 최초 임플란트 제조업체인 ‘수민종합치재’를 인수하며 현재의 사업영역을 구축하게 된다.
오스템임플란트가 단기간에 국내외 임플란트 시장을 장악하게 된 비결은 끊임없는 연구개발(R&D) 덕분이다. 오스템은 연 매출의 7%에 달하는 비용을 R&D에 쏟아 붓고 있다. 2015년 165억원, 2016년 220억원, 2017년 270억원으로 연구비를 매년 큰 폭으로 늘렸다. 올해에는 300억원 이상을 투자비로 쓰는 것을 예상하고 있다.
꾸준한 연구개발로 오스템임플란트의 특허출원은 482건, 등록은 273건에 달한다. 국내 중견ㆍ중소 의료기기 업체 중 단연 일등이다. 2013년부터 3년간은 해외 특허 비중이 전체의 40%에 이를 만큼 해외 지식재산권 확보에도 노력하고 있다.
연구소 규모도 중견기업 수준을 넘어선다. 오스템은 임플란트 연구소, 뼈과학 연구소, 의료장비 연구소, 정보시스템 연구소 등 여덟 개 산하 연구소에 300여 명의 연구원을 두고 있다.
오스템의 R&D 투자는 엄태관 대표이사가 주도했다. 대우자동차연구소 출신 엄 대표는 2002년 입사 후 연구소장을 맡아 제품개발과 연구 기반 마련에 노력했다.
엄태관 대표이사는 “지속적인 R&D 혁신과 과감한 투자가 오스템임플란트의 주요 경쟁력”이라며 “시술자가 수술하기 편한 제품, 회복이 빨라 환자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제품 개발에 온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오스템의 다음 목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덴티스트리’(Digital Dentistry) 시장 장악이다. 현재 오스템은 구강 스캐너부터 3D 프린터와 밀링머신, 캐드캠 소프트웨어 등의 국산화를 진행 중이다. 내년까지 디지털 덴티스트리의 기본 품목인 캐드캠, 밀링머신 3D프린터 등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오스템은 디지털 기술력을 바탕으로 향후 칠레,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등 신시장을 개척해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도 세우고 있다.
엄 대표는 “선진국에서도 임플란트 시술을 할 수 있는 치과 의사 비율은 20% 미만에 불과해 시장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2023년 1조 4,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세계 1위 임플란트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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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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