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 2022년까지 5만개
가스공사 2025년까지 15만개 등
정부 정책 발맞춰 목표 잇단 공개
임시직,간접고용까지 포함시키고
직접고용은 전체 3% 불과하기도
정부의 일자리 만들기 정책에 중앙ㆍ지방공기업들이 속속 동참하는 가운데 임시직이나 간접고용까지 과대 포장하는 등 성과 경쟁 양상이 드러나고 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한 정부에 발맞춰 용역ㆍ파견 노동자 1만명 정규직 전환을 추진 중인 인천공항공사는 최근 대규모 일자리 창출 계획이 담긴 ‘사회적 가치 실현 종합계획’을 내놨다. 제2여객터미널을 확장하고 4번째 활주로를 만드는 4단계 건설사업과 공항복합도시(에어시티) 개발 등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2020년까지 3만개, 2022년까지 5만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공사와 자회사를 통한 직고용뿐 아니라 공항운영사, 항공사, 상업시설, 물류업체 등 간접고용을 포함한 숫자다.
한국가스공사도 최근 2025년까지 일자리 15만개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작년에만 일자리 2만개를 만들었다는 게 가스공사 설명인데, 이 숫자에는 LNG(액화천연가스)선 건조나 해외서 추진된 부유식 LNG 생산설비 사업 등까지 포함돼 허수가 끼어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인천항만공사도 최근 2022년까지 민간 일자리 1만6,013개라는 구체적인 일자리 창출 목표를 공개했다. 새 국제여객터미널 건설, 창업벤처 지원, 인천항 협력기업과 구직자 연결 등을 통해 올 연말까지 3,613개, 내년 2,911개, 2020년 2,135개, 2021년 3,592개, 2022년 3,762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인데, 대부분(76.0%)이 항만 인프라 건설과 유지보수 등 건설 분야에 집중돼 있다. 물류 분야는 3,750개, 창업벤처와 협력기업 지원 분야는 81개인 반면 건설 분야는 1만2,182개에 이른다. 이마저도 한국은행 건설업 취업유발계수(사업비 10억원당 13.9명)를 단순 적용해 산출한 것이다.
경기도시공사는 앞서 지난해 일자리 1만7,656개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당초 계획한 1만5,240개를 뛰어넘는 성과라고 자랑했으나 직접 고용은 전체 3% 수준인 658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일자리도 도시공사라는 특성상 건설ㆍ토목공사 현장의 일시적 일자리로, 한국은행 취업유발계수를 적용해 뽑은 숫자였다.
전문가들은 공공부분 일자리 창출 노력이 민간기업 일자리 창출 확대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성과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정정화 강원대 공공행정학과 교수는 “일자리는 근본적으로 민간 부분에서 창출해야 하는데, 민간 기업을 압박하지 않는 정부 성향과 단기적인 성과 때문에 공공 부문이 압박을 받는 상황”이라며 “공기업 경우 갑자기 정규직을 대규모로 늘릴 수 없기 때문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나 직접 고용이 아닌 산하 기관, 협력업체를 통한 파생적인 고용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명승환 인하대 행정학과 교수도 “목표나 지향점 없이 성과에만 매몰될 경우 최저임금처럼 마찰, 갈등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정부가 부작용을 해소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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