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수천명 모집 220억 챙겨
전북경찰청, 4명 구속 14명 입건
전북경찰청은 900억대 불법 인터넷 선물거래사이트를 운영해 200억이 넘는 돈을 챙긴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등)로 사이트 운영자 김모(56)씨 등 4명을 구속하고 한모(44)씨 등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경기도 고양시의 한 오피스텔에 거래소 허가 없이 코스피200과 미국 S&P500 선물지수와 연동된 사설 인터넷 선물거래사이트를 개설해놓고 투자자 수천 명으로부터 918억원을 투자 받아 22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블로그 등에 ‘선물 거래 쉽게 할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고 인터넷 방송 증권관련 BJ를 이용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김씨 등은 증권사에서 운영하는 정상적인 선물 투자를 위해서는 1,500~3,000만원의 증거금이 필요하고 교육을 받아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로운 점을 이용해 증거금 납입 능력이 없거나 부적격 투자자들을 회원으로 가입시켰다.
이들은 사이트에 가입한 회원에게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보내고 이를 설치하도록 한 뒤 회원들이 입금 받은 돈을 사이버 머니로 환전해주고 선물지수 등락을 예측해 배팅한 결과에 따라 수익금을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배팅금의 1.25%를 수수료로 받거나 회원 손실금을 가져가는 수법으로 모두 220억원을 챙겼다.
김씨 등은 사이트 운영을 위해 영업팀, 관리팀(콜센터), 전문가팀(증권방송 BJ)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했다. 고수익을 내거나 검찰, 금융감독원, 경찰 직원으로 추정되는 회원들을 블랙리스트로 분류해 사이트 접속을 막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의 범죄수익 사용처와 HTS 제작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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