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금리가 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따라 가계 신용대출이 급증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신용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가계빚 부실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4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금리는 전월보다 0.01%포인트 증가한 연 4.49%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4.52%) 이후 최고 금리다. 가계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하락세를 보이며 3%대(8월 3.78%)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한 뒤 급상승하는 추세다. 지난달 가계 주택담보대출 금리(3.47%)가 1년 전(3.21%)에 비해 0.26%포인트 오르며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가계부채가 급등세를 보인 2016년에도 분기당 증가 규모(전분기 대비)가 4조원 안팎이었던 가계 신용대출(은행대출분)은 지난해 2분기 5조7,500억원, 3분기 6조9,800억원, 4분기 8조4,40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3월)와 카카오뱅크(6월)이 잇따라 출범하면서 신용대출 영업에 적극 나선 것이 요인으로 꼽힌다.
계절적 영향으로 다른 시기에 비해 가계대출이 적은 올해 1분기에도 3조5,700억원이 증가, 전년동기(4,500억원)의 8배를 기록했다. 1월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 3월 총제적상환능력비율(DSR) 등 강력한 은행 주택대출 규제책이 시행되면서 가계가 신용대출을 통해 자금수요 해소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신용대출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가계의 대출상환 부담도 급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지난달은 시중금리의 일시적 보합 내지 하락에 따라 은행 가계대출 금리(3.69%)과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는데도 신용대출 금리는 오름세를 지속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o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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