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신보, 트럼프 협상술 분석
“꼭두각시 역대 대통령과 달라”
북한, 재미한인 이산상봉 사업도
방북 신변안전 등 협조적 태도
미국은 북 관련 30여곳 겨냥했던
강화된 제재 조치 무기한 미뤄
지난해 9월 유엔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던 리용호 북한 외무상.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6ㆍ12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북미간 실무협상이 가속도를 내는 가운데, 협상 동력을 유지하려는 양국의 우호적이고 가시적 조치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논평 한 줄만으로도 판이 깨질 수 있는 여리박빙(如履薄氷) 형국인 만큼 서로를 안심시킬 수 있는 화해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 취소를 전격적으로 선언하자,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시기 그 어느 대통령도 내리지 못한 용단을 내리고 수뇌 상봉이라는 중대사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데 대하여 의연 내심 높이 평가하여 왔다”며 회담 재추진 모멘텀을 만들었던 북한은, 이제 노골적으로 ‘트럼프 띄우기’에 나섰다.

북한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29일 ‘트럼프식 교섭술’이라는 정세해설 기사를 통해 “트럼프는 군산복합체를 비롯한 미국을 실제로 움직이는 지배세력의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은 역대 대통령과는 다르다. 북남관계 개선을 지지한 미 대통령은 이제껏 없었다”고 치켜세웠다. 이 매체는 이어 “역사상 처음되는 조미(북미) 수뇌회담도 당초 예정했던 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이는 수뇌회담 중지 표명을 즉시 번복하게 된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를 보여준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진정성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그에게는 장사든 정치·외교든 모두 ‘거래’ 혹은 ‘게임’에 지나지 않으며 어렵게 이기는 것을 더 없는 기쁨으로 여긴다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특유의 사업가 스타일 협상술을 분석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 미치광이”, “과대망상과 자고자대(스스로 높이고 크게 보이게 하려는 습성)가 겹친 정신이상자”라고 맹비난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상전벽해 수준이다.

북한은 또 재미 한인 실향민 단체가 추진한 이산가족 상봉사업에도 협조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최근 유엔주재 북한대표부는 재미 실향민단체인 북가주 이북5도 연합회의 이산가족확인요청에 대해, 요청가족 4명 중 2명의 가족을 찾았다고 확인했다. 북한 대표부는 지난 2월 12일 샌프란시코 거주 이상옥(88)씨와 로스앤젤레스 거주 이종석(75)씨가 접수한 가족확인 요청서류에 대해 가족을 찾았다고 응답했으며, 방북기간 중 가족과 친척상봉 신청자들에 대한 정중한 안내와 신변안전을 담보했다고 이 단체는 덧붙였다.

정상회담 취소 직후 대북 압박정책 유지를 공표하고 대북 추가제재를 검토하던 미국은 제재 무기연기로 북한의 유화적 조치에 화답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28일(현지시간) ‘백악관이 정상회담을 살려내기 위해 대북 제재를 중단한다’는 기사를 통해 이런 사실을 전했다. WSJ는 미국 관리를 인용해 “예정대로라면 29일 강화된 대북 제재 조치를 발표하려던 백악관이 28일 이 조치를 무기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이 제재조치는 북한뿐 아니라 북한과의 거래가 의심되는 중국 및 러시아 회사 및 기관 30여곳을 겨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 동안 제재 완화는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이후라고 강조했으나, 북한과의 실무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유연한 대응으로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미국 정부에 비핵화 개시 직후 또는 단계별 비핵화 조치 진행에 따라 대북제재를 완화해줄 것을 요구해왔다. 이왕구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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