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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야 “북 비핵화 약속 못 믿어” 회의론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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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야 “북 비핵화 약속 못 믿어” 회의론 지속

입력
2018.05.29 17:3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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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 협상 진전되고 있지만

보수 “文대통령 과장된 중재” 비판

진보 “트럼프 즉흥성 때문에 실패할 것”

그림1 문재인(왼쪽)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가진 제2차 남북정상회담 모습. 연합뉴스
그림1 문재인(왼쪽)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가진 제2차 남북정상회담 모습. 연합뉴스

북미 정상회담 성사가 목전에 다가오고 있지만 미국 조야에선 북한 비핵화 약속을 믿을 수 없다는 회의적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보수성향 매체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자 사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백악관과 평양 사이의 중재자라고 주장하지만, 그가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지 분명치 않다”며 문 대통령이 쇼케이스를 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아첨으로 끌어들였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또 “정상회담은 미국의 국익을 얻기 위한 과정이다. 이 과정과 결과가 미국의 안보와 다른 우선순위를 가진 한국 대통령에게 하도급으로 주어질 수 없다”며 한반도 긴장 완화에 무관심한 인식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아울러 미국과 함께 일본의 이해도 거론, 한반도 문제를 미일 동맹이 중국을 견제하는 연장선에서 파악하는 미국 보수ㆍ매파의 시각도 그대로 드러냈다.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 조야의 부정적 인식은 북한에 대한 오랜 불신이 원인이지만, 국내 및 국제 정치적 이해관계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미국의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각기 다른 이유에서 중재 역할을 맡은 문 대통령까지 끌어들여 난전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정상회담을 전격 수락한 이후 진보와 보수 진영을 막론하고 “북한의 비핵화 약속을 믿을 수 없다” “북한 덫에 빠질 수 있다” 등 지적이 쏟아져왔다. 북미 정상간 직접 소통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초석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없지는 않지만, 북한이 과거 비핵화 약속을 수 차례 어긴 탓에 주류 언론이나 워싱턴 씽크 탱크에선 회의론과 경계심이 지배적인 기류다.

다만 보수ㆍ진보 진영별로 다른 논리로 회의론을 펴고 있다. WSJ 사설에서 드러난 것처럼 보수 진영은 북한 체제 자체에 대한 반감으로 대북 협상 자체를 반대해온 입장이어서 북미 정상회담 자체가 달갑지 않다. 전체주의적 체제 특성상 북한이 안보 전략의 핵심인 핵무기를 절대 포기할 리 없어 ‘북한 정권 교체’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를 의식해 그를 직접 비판하기 보다는, 중재 역할을 맡은 문 대통령을 타깃으로 삼는 분위기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두 차례나 방북하는 등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하는 상황인데도, 한국의 과장된 메시지 중재를 탓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과 진보 진영의 부정적 시각은 반 트럼프 정서에서 출발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군사적 위협을 강조하는 수사를 쏟아낼 당시에는 한반도 전쟁 충돌 우려를 제기하며 대화 시도를 적극 촉구했다.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1월 북한과의 대화에 나선 문 대통령을 어른에 비유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아이에 비유한 사설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정상회담 수락 이후 오바마 전 정부 인사들을 비롯해 진보 진영은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성과 준비 부족 등으로 결국 북한의 노련한 협상 전략에 말릴 것이란 회의론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으로 그의 외교적 성과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심리가 가득한 것이다. NYT의 칼럼니스트 니콜라스 크리스토프는 27일자 칼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행보를 재차 비판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를 낸다면 노벨상 수상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라 문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북미 정상회담 시도로 조성된 한반도 긴장 완화라는 성과를 인색하게 평가하면서, 그나마 그 공을 문 대통령으로 돌리는 것이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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