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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99.99% 제거’ 공기청정제품 과장 광고 철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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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99.99% 제거’ 공기청정제품 과장 광고 철퇴

입력
2018.05.29 14:3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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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청정 제품 제조업체 7곳이 제한적인 실험 결과만을 근거로 ‘공기 중 유해 바이러스 99.99% 제거’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제품을 광고하다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15억6,300만원을 부과 받았다. 제재 대상은 삼성전자, LG전자, 코웨이, 청호나이스, 위닉스, 쿠쿠홈시스ㆍ쿠쿠홀딩스, 에어비타 등이다.

29일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은 2009~2017년 TV, 신문,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기청정기, 제습기 등 공기청정 제품의 유해물질(바이러스ㆍ세균 등) 성능을 부당하게 광고해 소비자 오인을 불러일으켰다. 코웨이는 ‘공기 중 유해 바이러스 99.9% 제거’라는 문구를 사용했고, 삼성전자는 ‘조류독감 바이러스 99.99%’ 등으로 광고했다. 위닉스는 ‘세균감소율 대장균 99.9%, 녹농균 99.9%, 살모넬라균 99.9%’라고 홍보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이들 업체가 광고문구에서 밝힌 내용은 극히 제한적인 실험조건 하에서 도출된 것이다. 가령 삼성전자의 경우 바이러스 용액을 분사한 500㏄ 크기의 밀폐 챔버(항온항습기)에서 20분간 이온발생장치를 가동해 살균력을 확인하는 실험을 했다. 소비자의 제품사용 환경과 현격한 차이가 있는 실험조건이다. 그렇지만 ‘99.9%’ 등의 광고 문구 탓에 소비자는 ‘실생활에서도 바이러스가 99.9% 제거되겠구나’라고 잘못 생각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이들 7개 업체는 광고에 ‘실 사용조건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등의 형식적인 문구만을 기재하며 소비자의 오인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인민호 공정위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기업의 광고표현이 객관적인 실험의 결과라 해도 소비자의 오인 가능성이 있는 경우엔 표시ㆍ광고법 위반”이라며 “미국은 제품광고에 소비자의 오인을 부를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할 때 그와 똑같은 크기로 실험결과가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등을 상세하게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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