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가 종목 64개, 2015년 가격제한폭 확대 이후 최다
정세 변화에 급락ㆍ급등 반복, 변동성 큰 테마주 우려
북미정상회담 취소 우려로 지난 25일 20% 이상 내려앉았던 대북경협주들이 하루 만에 급반등했다. 말 한마디에 움직이는 불확실한 국제 정세에 관련 테마주들도 덩달아 요동치고 있다.
28일 국내 주식시장은 대북경협주의 강세에 힘입어 64개 종목(코스피 36개, 코스닥 28개)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2015년 6월 가격제한폭이 30%로 확대된 이후 가장 많은 종목이며 가격제한폭 변경 전까지 더해도 2012년 2월 이후 6년 3개월만의 최대치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현대로템과 현대건설,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상사 등 범 현대가의 대북사업과 관련한 주식이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철도 테마주로 분류되는 대아티아이, 푸른기술, 부산산업은 물론 쌍용양회, 성신양회, 현대시멘트 등 시멘트주도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장이 열리지 않은 26일 2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북한과 미국이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회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시 남북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한 차례 마찰이 있었던 만큼 정상회담이 열릴 때까지는 순탄한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회담 취소 발표 이후 북한은 과거와는 달리 온건하고 대화를 원하는 제스처를 보였다”며 “북한이 개방을 원하고 더 이상 늦추기도 쉽지 않다는 것을 재확인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정세 변화에 일희일비하는 주가 변동성을 두고 우려와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당국에 북미정상회담 취소를 시사하는 공개 서한을 보냈던 지난 25일에는 23개 종목이 20% 이상 하락했다. 이 중 20개 종목이 28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상한가를 기록한 64개 종목 중 14개는 최근 과도한 주가상승으로 한국거래소로부터 투자경보(투자주의ㆍ경고ㆍ위험)를 받은 상태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 정상회담의 불씨는 살아났지만 여전히 북한과 미국의 입장 차이는 존재한다”며 “북한의 비핵화와 종전이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단순히 북미정상회담 기대감에 힘입어 가파르게 오른 종목들은 회담 후에는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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