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중인 환자를 앞에 두고 ‘춤판’을 벌인 의사의 영상이 공개됐다. 미국 조지아 주에서 피부과 전문의로 활동하는 윈델 부테가 주인공이다. 하지만 주 의료위원회는 이 사실을 최소 2년 전부터 알고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키우고 있다.
미국 CNN은 부테가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입수한 영상 20여 개 가운데 일부를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부테의 개인병원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들에는 부테가 마취로 의식을 잃은 환자를 앞에 두고 환자의 신체를 조롱하는 듯한 노래를 부르거나, 춤추는 모습이 담겼다. 일부 영상에선 간호사들이 함께 춤추기도 했다. 부테가 마스크 등 기본 장비를 갖추지 않은 모습도 포착됐다. 현재 영상들은 삭제됐다.
CNN에 따르면 의사들의 의료 행위를 감시할 책임이 있는 조지아 주 의료위원회(GCMB)는 부테의 이 같은 일탈 행동을 최소 2016년 3월부터 알고 있었지만,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내과 전문의이자 주 의료위원회 위원장인 댄 드로치 박사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몇몇 영상만 갖고) 성급하게 판단을 내려선 안 된다”며 “큰 실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CNN은 부테가 이외에도 과거 상당수의 의료소송에 휘말린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취재로 확인된 5건 가운데 1건은 환자가 뇌 손상을 입을 만큼 심각한 사례였다고 보도했다.
이칠마 코넬리우스라는 여성은 2년 6개월 전 부테의 병원에서 수술을 받다가 갑자기 호흡을 멈췄다. 그는 재혼을 앞두고 미용 목적으로 이 병원에서 복부지방흡입술을 받던 중이었다. 911이 도착했을 때 이칠마의 뇌는 손상이 진행된 상태였다. 응급조치로 목숨은 건졌지만 현재 온몸이 마비돼 혼자 먹지도 씻지도 못 하는 상황이다. 이칠라의 아들 오제이는 “양치할 때도, 화장실에 갈 때도, 밥을 먹을 때도 모두 내 도움이 필요하다”며 “일상 생활의 모든 걸 나와 같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테 측은 현재까지 논란과 관련한 어떤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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