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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매출ㆍ이익률 사상 최고라지만... 더 심해진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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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매출ㆍ이익률 사상 최고라지만... 더 심해진 양극화

입력
2018.05.28 15:3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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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ㆍ석유화학 수출 호조

매출 9.9%↑ 영업이익률 7.4% 불구

5곳 중 1곳은 영업 적자 ‘빈익빈’

반도체ㆍ석유화학 업종의 수출 호조로 지난해 국내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과 영업이익률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전체 영업이익의 4분의 1은 반도체 주력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부터 나왔다. 반면 영업 적자를 기록한 기업이 전체의 20%를 넘어서는 등 기업 양극화 현상도 한층 심화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28일 국내 외부감사대상(자산 120억원 이상) 비금융 기업 2만3,145곳의 재무제표를 분석, 이같은 결과를 담은 ‘2017년 기업경영분석(속보)’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분석 대상 기업의 매출액은 전년보다 9.9% 증가,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6년 연간 매출액 증가율(1.1%)의 9배에 달하는 호실적이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 증가에 힘입어 기계ㆍ전기전자(연매출 증가율 2016년 -1.8%→2017년 18.6%) 매출이 호조를 보였고, 유가 상승으로 수출 단가가 상승한 석유ㆍ화학(-2.9%→14.5%) 매출도 급반등했다. 건설(5.9%→14.5%)은 아파트 분양 증가, 도소매업(2.7%→10.1%)은 편의점 및 온라인판매업체 성장에 각각 힘입어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매출액이 크게 늘면서 지난해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사상 최고치인 7.4%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 및 판매관리비를 제외한 수치로, 지난해의 경우 기업이 100원어치를 팔아 7.4원을 남긴 셈이다. 제조업(영업이익률 8.4%) 중에는 기계ㆍ전기전자(13.0%), 비금속광물(9.1%), 석유ㆍ화학(8.6%) 업종이 평균 이상의 이익률을 기록했고, 비제조업(5.9%) 중엔 건설업(6.5%)의 이익률이 가장 높았다.

다만 기업 매출 및 영업이익 호조는 일부 수출 대기업에 기댄 바가 크다. 특히 양대 반도체 제조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 합산액은 전체 기업의 11.4%, 제조업의 13.3%를 차지했다. 두 회사가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전체 기업의 25.5%, 제조업의 39.4%에 달했다. 전체 기업 매출액 증가율 9.9% 가운데 반도체가 포함된 기계ㆍ전기전자 업종의 기여도는 3.3%포인트였다.

기업의 부채비율(2016년 98.2%→92.3%), 차입금의존도(26.5%→25.1%), 이자보상비율(520.9%→673.4%) 등 건전성 지표도 일제히 개선됐다. 그러나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 다시 말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기업 비중은 2016년 26.7%에서 28.9%로 오히려 늘었다. 영업이익을 전혀 내지 못해 이자보상비율이 0% 미만인 적자기업 또한 같은 기간 18.7%에서 20.1%로 늘었다. 기업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된 셈이다. 박성곤 한은 기업통계팀 과장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고 건실한 수출 대기업은 실적이 더욱 좋아진 반면 부진했던 기업들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면서 관련 지표들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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