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광역수사대 이준원 경위
안동 야산서 억대 도박판 첩보 추적
“잠복근무 하며 폐농가서 일망타진”
“경찰 근무 27년 동안 단일 사건으로 한꺼번에 63명을 검거하기는 처음입니다.”
최근 경북 안동지역 전문도박단 63명을 검거한 이준원(50ᆞ경위) 경북경찰청 광역수사대 안동팀장은 6일 “범죄가 날로 지능화하고 있어 범인 일망타진보다 예방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올 초 광수대로 발령받은 그는 대전과 경남, 울산 등 전국의 도박꾼들이 안동과 의성, 예천의 야산을 돌며 천막을 치고 야간 도박판을 벌인다는 첩보를 추적했다.
이 팀장은 “도박단이 저녁 7시쯤 각 지역의 모집책에게 집결지를 알려주면 주부와 자영업자 등 50여 명이 승합차로 현장에 도착해 밤 11시~새벽 3시 4시간 정도 수억원의 도박판을 벌이고 사라졌다”며 “잠복근무도 소용 없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수 차례 시행착오 끝에 비 오는 날에는 산속에서 모이기 힘든 정황을 감안해 지난달 장대비가 쏟아지는 날 폐농가 우사에서 판을 벌이던 도박단 63명을 모두 붙잡고 판돈 1억3,000만원을 압수했다.
이 팀장은 “도박단이 안동댐 주변에 자주 출몰한 것으로 파악돼 비오는 날 20여명의 광역수사대원이 모두 댐 주변 우사 인근에 잠복하던 중 범인을 잡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하루 평균 2억원 등 지금까지 100억원 대의 도박판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팀장은 “마트를 운영하던 한 60대 소사장은 도박단 꾐에 빠져 수억원의 재산을 날린 후 노숙자 신세를 면치 못하다 도박장 바람잡이로 인생이 전락했다”며 “도박은 개인과 가정, 사회까지 병들게 하는 중대 범죄”라며 “조직폭력배가 개입되기 십상인 전문도박단을 끝까지 뿌리뽑겠다”고 말했다.
안동=권정식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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