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손예진이 사랑과 결혼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손예진은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나이는 먹었지만 정신적으론 미성숙한, 사랑스러운 직장인 윤진아 역을 맡아 열연했다. 상대역 정해인(서준희 역)과의 호흡도 무척 좋아 안방극장에 설렘을 전달했다.
지난 25일 서울 모처 한 카페에서 만난 손예진의 얼굴은 밝았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인터뷰 때보다 살이 많이 빠져 있었고, 더욱 작아진 얼굴이 눈길을 끌었다. 손예진은 "살이 좀 빠졌다. 아직까진 유지를 잘하고 있다"며 웃었다.
이날 손예진은 극 중 진아와 다르게 경제적인 독립을 일찍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대학교 1학년 때 휴학하고부터 돈을 벌었다. 어느 지점에서는 진아가 엄마와 부모님과 같이 살고 뒤늦게 독립하고 그런 지점은 새롭다. 나에게는"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감정적인 독립은 언제였을까? 손예진은 "30대 초반에 한 거 같다. 재작년까지 엄마가 돈을 관리했다"며 "독립을 진정으로 한 건 1~2년 전이다. 그것이 주는 것이 크더라. 감정과 너무 연관이 되더라. 지금은 완벽한 독립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여배우로서 외로울 법도 한데, '결혼'에 대한 생각도 궁금했다. 그는 "(기자의 조심스런 질문에) 결혼 얘기 듣기 싫지 않다. 나중에 아예 안 물어보면 더 큰일일 거 같다. 일부러 내 앞에서 말을 조심하고 그런 게 더..."라며 웃었다.
이어 "지금은 별 생각이 없다. 이렇게 지내는 것이 '외로운 자유'라고나 할까? 외로운 자유냐, 아름다운 구속이냐 이런 거다. 결혼은 언젠가 하고 싶긴 한데...우리 나이가 되면, 극 중 진아 엄마 미연도 말하지 않나. '지금 만나서 당장 해도 늦는데 헤어지다니!'라고. 부모들은 자식이 결혼해야 안정적이라고 생각하나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손예진은 "아직은 빨리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없다. 사랑의 완성이 결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참 좋겠지만"이라며 웃어 보였다.
더불어 그는 이번 작품을 촬영하며 안판석 감독 때문에 너무나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고 털어놨다. 손예진은 "감독님은 예술가인 거 같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거창하긴 하지만 예술가란 표현이 어울린다"며 "정확한 이념과 신념이 있다. 보통은 이 일을 하고 오래 하다보면 흔들리고 퇴색되기 마련이고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되기 마련인데, 끝까지 놓치지 않고 가는 신념이 있어서 존경스럽다"고 극찬했다.
이어 "세상, 사람,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 좋다. 기존에 우리가 맞다고 생각하고 봐왔기 때문에 익숙한 걸 탈피하려고 한다. 우리는 익숙하면 맞다고 생각한다"며 "감독님이 어떤 설명을 해주면 가슴에 닿는 게 많더라. 그런 지점에서 되게 존경한다"고 덧붙였다.
손예진은 또 "감독님이 끝까지 '예진 씨'라고 한다. 그 나이의 감독님들이 그러기 어렵다. 모든 스태프들이 진심으로 존경한다. 그러기가 쉽지 않다"며 "서로 전쟁터 같은 게 현장 아닌가. 이번에는 말도 안 되는 현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스태프들이 마지막에 캐릭터에 푹 빠졌더라. 기술 스태프들인데 이미 감정을 이입하고 있었다. 그건 감독님이 만들어낸 현장이라 가능한 일"이라며 감탄했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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