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조사ㆍ입원치료ㆍ명절 외엔 휴무 불가
“휴무 기준 위반하면 내용증명” 메시지
국내 치킨업계 2위 bhc 본사가 가맹점주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사실상 ‘명절 제외 365일 가게 운영’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가맹점주들이 ‘전국 bhc 가맹점 협의회’를 꾸려 본사의 ‘식자재 고가 공급’ 등을 규탄하는 집단행동에 들어간 가운데 이 같은 ‘휴무일 최소화 요구’ 논란이 추가되면서 가맹점주와 본사 간의 갈등이 깊어질 전망이다.
28일 치킨업계에 따르면 bhc 본사는 각 가맹점주에 문자메시지를 통해 휴무일을 최소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점마다 받은 내용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가급적 휴무일을 줄이고 본사에 사전 통보 없이 가게 문을 닫으면 ‘내용증명’을 보내겠다는 내용이 공통으로 담겼다는 게 점주들의 주장이다.
A 점주는 지난달 하순 본사로부터 휴무를 최소화해야 하고, ‘사전 품의’를 받아야 쉴 수 있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문자메시지에는 ▦경조사(직계존비속만 해당) ▦사고ㆍ건강 (입원치료만 해당) ▦명절(설ㆍ추석) 외에는 휴무 불가 등 휴무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담겨 있다. 또 “5월 1일부터 이 내용을 위반한 점포에는 내용증명을 발송할 예정”이라며 기준을 지키지 않을 시 불이익을 암시하는 메시지도 있다. 이를 두고 점주들은 ‘사실상 365일 일하라는 것이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bhc 가맹점 협의회는 “bhc 주식 전량을 보유한 미국계 사모펀드가 회사 가치를 높여 매각하기 위한 목적에서 영업일을 늘려 매출 확대에 나서는 것이 아닐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bhc 본사는 “매장 운영 시간을 지키지 않거나 사전 통보 없이 휴무할 경우 고객의 항의 및 불만 접수가 많아서 본사와 협의해 달라는 취지로 보낸 메시지”라며 “영업규칙을 지키기로 한 가맹 계약에 따라 정당한 요청을 한 것일 뿐 강압적으로 요구한 것이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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