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7일 전날 전격적으로 이뤄진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미국에 가서 외교참사에 이를 정도로 무시당한 문재인 대통령을 구해주기 위한 김정은의 배려”라고 평가했다.
홍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내용이나 논의의 진전은 전혀 없었고, 미국의 강경입장에 직면한 남북정상의 당혹감만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이어 “장밋빛 환상만 심어주던 문 대통령과 북핵 폐기가 아닌 한반도 비핵화를 주장하던 김정은이 동시에 미국의 압박으로부터 데드록에 처한 상황”이라며 “한반도 비핵화라는 모호한 표현 반복 외에는 북핵폐기와 관련한 내용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 대통령의 방미 당시 상황을 거론하며 “미국에서 보인 외교적인 결례는 참사 수준”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나에게 한 이야기와 김정은의 말이 왜 다르냐’고 추궁했다고 하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기자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절차적 투명성 문제를 제기했다. 김 원내대표는 “아무리 남북관계가 특수한 상황이라도 정상적인 프로세스로 국민적 동의와 지지 속에 정상회담을 진행했어야 했다”며 “그럼에도 남북 관계의 특수한 상황조차 마치 비선을 접촉하듯이 하는 태도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정은이 보자고 해서 만나고 회담 결과 발표를 늦춰달라 하니까 그렇게 하는 문 대통령이 과연 거간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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