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ㆍ빅데이터ㆍAI 등 활용
제조ㆍ생산 전 과정 지능화
대기업 계열 인터넷서비스 기업
독자 솔루션으로 사업영역 확대
독일 산업용 로봇 이어 미국ㆍ프랑스 등
글로벌 기업들도 속속 국내 진출
대기업 “52시간제와 무관” 불구
중소기업엔 부족한 노동력 대안으로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로 제조ㆍ생산 전 과정을 지능화하는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시장이 달아올랐다. 대기업 계열 인터넷서비스 기업을 필두로 외국계 기업들까지 앞다퉈 달려들고 있다. 국내는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주 최대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맞물려 스마트팩토리 시장이 급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2015년 이후 독자적으로 개발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출시해 제조 자매사를 중심으로 도입해온 대기업 계열 인터넷서비스 기업들이 울타리 밖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포스코ICT는 철강 연속공정에 최적화된 포스코의 ‘포스프레임’을 기반으로 동화기업 파티클보드(목재를 분쇄해 압착한 가구재) 공장에 스마트팩토리를 구축 중이고 포스코에너지의 인천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 5~9호기 등도 스마트팩토리로 바꾸고 있다. 터빈 모터 등 주요 발전설비의 각종 데이터를 고속으로 수집한 뒤 빅데이터로 분석하는 발전소 운영체계는 국내 최초다.
LG CNS는 지난달 초 LG전자ㆍ화학 등 주요 공장의 노하우를 집대성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팩토바’를 내놓으며 “외부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SK C&C는 지난해 수주한 쌍용자동차의 정보기술(IT) 시스템과 인프라에 자체 솔루션 ‘스칼라’ 등을 접목하는 등 외부로 확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위아는 지난달 통합 플랫폼 ‘아이리스’를 앞세워 스마트팩토리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현대위아는 국내 공작기계 1위란 강점을 살려 국내 중소기업 40곳의 공작기계 300여대에 아이리스를 시범 적용 중이다.
글로벌 기업들도 속속 국내 스마트팩토리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산업용 로봇 강자인 독일 쿠카는 지난달 협동 로봇을 활용한 솔루션 ‘빈 피킹’과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플랫폼 ‘쿠카 커넥트’를 국내에 선보였다. 이달 초 국내 고객 대상 행사를 개최한 미국의 로크웰 오토메이션, 29일 비슷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프랑스의 슈나이더 일렉트릭도 스마트팩토리의 글로벌 강자들이다.
스마트팩토리 도입 열기에 대해 국내 대기업들은 “이미 자동화가 이뤄진 다음 단계의 제조 지능화여서 52시간 근무 도입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선을 긋는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상황이 다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팩토리 도입이 늘어나면 장기적으로 고용 인원이 줄게 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해 최근 발표한 설문조사에서도 주 52시간 근무 도입 시 신규 인력을 채용하겠다는 응답은 15.2%(76개사)에 불과했다. 고용을 늘리지 않으면서 생산을 유지하려면 스마트팩토리 도입이 가장 좋은 대안이다. 독일 안스바흐의 아디다스 신발공장 ‘스피드팩토리’의 생산라인에는 10명 정도만 투입된다. 로크웰 인터내셔날 코리아 권오혁 부장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부족한 노동력 확보를 위해 자동화 설비 구축이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스마트팩토리 시장의 확대로 연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5일 ‘AI에 의한 일자리 위험 진단’이란 보고서를 발표한 LG경제연구원 김건우 선임연구원은 “이미 자동화가 이뤄진 공장과 그렇지 않은 곳은 상황이 다르겠지만, 근로시간을 줄여야 한다면 자동화 유인은 커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